(사진2) 인천항 크루즈 부두에 계류중인 MORNING CECILIE호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출 물동량이 줄면서 인천항에 장기간 정박하는 자동차 운반선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항 크루즈 부두에 임시 계류 중인 '모닝 세실(MORNING CECILIE·6만t급)'호. /인천항만공사 제공

팬데믹사태 여파 국제물동량 급감
인천항에 장기간 정박사례 줄이어
항만공사 "크루즈부두에 임시계류"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자동차 운반선이 인천항에 장기간 정박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자동차 운반선이 인천항 크루즈 부두에 임시 계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오전 6만t급 자동차 운반선 '모닝 세실(MORNING CECILIE)'호가 인천항 크루즈 부두에 입항했다.

이 선박은 지난달 21일 평택항에서 화물을 하역하고 출항했지만, 자동차 운반 물량이 없어 제주 앞바다에 계류하고 있었다. 모닝 세실호는 7월11일까지 2개월간 인천항 크루즈 부두에 대기하며 자동차 운송 재개를 기다릴 예정이다.

인천 내항 1부두에도 자동차 운반선 '아시안킹(ASIAN KING·5만5천t급)'호가 이달 1일부터 장기간 정박하고 있다. 인천항 인근 해역에도 자동차 운반선 1척이 장기 계류 중이다. 13일에는 자동차 운반선 1척이 인천항 인근 해역으로 이동해 계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물량이 급감한 탓에 자동차 운반선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이다. 스케줄에 따라 화물 선적을 마무리한 이후 곧바로 출항하는 자동차 운반선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 차질', '주요 수출국 재고 증가', '중고차 수출 감소' 등이 겹치면서 상당수 자동차 운반선이 운항을 멈췄다.

인천 내항의 지난달 신차·중고차 물동량은 2만2천876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9.5% 감소했다.

인천항 한 선박대리점 관계자는 "인천, 평택, 울산을 주로 기항하는 자동차 운반선들이 물량이 없어서 바다에 대기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전국적으로 10여척의 자동차 운반선이 해상에서 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자동차 운반선에 장기 계류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이 같은 취지로 크루즈 부두 임시 계류도 허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차 운송이 재개되면 인천항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