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유종지미는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 무왕(武王)이 세력이 커지자 점점 자만해져 처음 품었던 마음을 잃어버리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신하가 시경의 '미불유초(靡不有初, 처음이 있지 않는 것은 없고) 선극유종(鮮克有終, 끝이 있는 것은 적다)'을 이야기하며, "천하통일의 대업을 착실히 추진해 유종지미를 거둔다면 온 천하가 대왕을 우러러볼 것입니다"라고 간언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유래를 설명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종지미'가 아닐까?
우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2020년의 봄을 잃어버렸다. 지난 1월 말 시작된 코로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민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 철저한 위생관리 그리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이 흘렀다. 아직 끝은 아니다.
"80년을 살아가는데 지금 2~3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문제가 돼?"라고 말하던 어느 영화 고등학생의 말에 친구는 "지금 2~3년 공부를 안하면 80~90까지 힘들게 살아가는 거야"라고 맞받아치던 장면이 떠오른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친구의 조언처럼 지금의 사태를 정리하려면 지금은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할 때다. 처음 시작했던 그 의지를 조금 더 이어가면 우리는 2020년 여름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까.
/최규원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