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좁아 운전자 시야확보 어려움
한해 평균 491.6건 교통사고 발생
市 "CCTV설치 등 단속 강화할것"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이 어린이 교통사고 가능성을 키워 아이들에게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찾은 부평구 산곡동 대정초등학교 정문 주변엔 주·정차 차량이 20대가 넘게 줄지어 있었다. 승용차는 물론 캠핑카, 화물차, 버스 등 종류도 다양했다. 도로 주변에 설치된 '대형버스 주·정차 금지구역'이라는 현수막이 무색했다.
주민들은 체구가 왜소한 아이들이 주·정차 차량 사이로 길을 건너며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가 좁아지다 보니 운전자들이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최홍식(70) 대정초 배움터 지킴이는 "학교 앞이 아파트 입구와 연결되는 작은 삼거리라 승용차, 환경미화 차량, 택배 트럭이 매번 이곳에서 불법 유턴을 하는데 인근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아이들을 못 보고 후진할 때가 많다"며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고 달려나가는 게 매달 2~3차례는 된다"고 했다.
이어 "개학이 연기됐다 해도 현재 돌봄 수업을 듣기 위해 등교하는 아이들이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부평구 삼산동에 있는 굴포초 역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었다. 학교 정문 앞은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1차로에 차량 2~3대가 정차 중이었다. 다른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평구는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해 지난 9, 10일 이곳에 있던 불법 주정차 차량 8대를 단속하고 23대를 이동 조치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전국 어린이보호구역에선 총 2천458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해 평균 491.6건 발생한 셈이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아이들이 도로를 건널 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은 운행 중인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알아채기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재환 인천시 교통관리과장은 "시민들이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을 더욱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불법 주·정차 상습 구역 159곳에 CCTV를 설치해 단속을 강화하는 등 어린이들의 통행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