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류 등 새제품 구입 반납 주장
"그대로 돌려줬다" 진술 상반 의혹
이미 사용중인듯… 전달경로 관심
인천청, 청탁여부 등 정식 수사키로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로부터 골프 의류 등 수백만원대 금품을 받았던 경찰관(3월 30일자 1면 보도)이 받은 제품이 아닌 새 제품을 구입해 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달된 금품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인천지방경찰청은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인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서부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A 경위는 지난해 말경 수도권매립지지원협의체(이하 주민지원협의체)로부터 시가 60여만원 상당의 골프 점퍼 3벌과 10여만원 상당의 골프 가방 3개 등 모두 2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았다. 약 2주가 지난 1월 중순, 물품을 다시 주민지원협의체에 돌려줬다.
그런데 A 경위가 돌려준 건 당시 받았던 제품이 아닌 새로 구입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A 경위가 점퍼를 돌려주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수증을 보면, 결제는 1월 중순경 이뤄졌다.
주민지원협의체에 옷을 돌려준 날과 일치한다. 결제금액도 180여만원으로, A 경위가 주민지원협의체로부터 받았던 골프 점퍼 3벌 값에 해당한다.
특히 결제에 사용된 카드는 'KNP복지카드'인데, 이 카드가 경찰공무원 등 경찰청 소속 직원에 한해서만 발급된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A 경위는 경찰의 감찰 조사 등에서 '받은 물품을 그대로 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의혹은 A 경위의 진술과 상반된다.
골프 점퍼 3벌이 어디로 갔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A 경위가 새 제품을 구입해 돌려줬다면, 당시 주민지원협의체로부터 받았던 제품은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서구의 한 주민은 "제품을 이미 썼기 때문에 같은 모델의 새 제품을 사서 돌려준 것 아니겠느냐"며 "상식적으로 1명이 같은 골프 점퍼를 3개나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 누군가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A 경위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한 인천지방경찰청은 14일 정식 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준섭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A 경위의 행위에 대해 소속 경찰서가 징계조차 없이 넘어가 논란이 확산하면서 상급기관인 지방청 차원의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감찰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청탁, 대가성 여부는 수사를 진행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경위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수뢰 경찰, 받은 금품 행방 '어디에'
입력 2020-05-14 21:50
수정 2020-05-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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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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