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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위험 … 회복력만으로 부족
비대면 경제로 디지털 방점 옮겨
제조업 경쟁력UP 뿌리산업 육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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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은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어려움을 비교적 잘 극복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사태도 잘 극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과거의 경제위기와 상황이 좀 다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런 사태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음은 확실하다.

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위험이 상존할 것"이라며 "국가 경제 체제와 기업의 경영 시스템이 모두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만 잘 극복하면 수출과 매출이 늘 것으로 생각하는 건 오산"이라며 "회복력만으로 경제가 정상화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했다.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멀게만 느끼던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이 현실화됐다. 서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선별적으로' 빠르게 우리 사회로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디지털 경제의 방점이 AI(인공지능)에 있었다.

공유경제와 효율화, 자동화, 편리성을 중요하게 여겼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관련 경제분야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효율성과 편리성보다 안전성을 중시하게 됐다는 얘기다.

서 원장은 물류와 제조업 등 경쟁력 있는 기존 산업을 육성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물류 시스템이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택배 등 물류 시스템 덕분에 마스크 공급, 확진자 자가격리, 야외 활동 자제 등이 가능했다"고 했다. 인천의 주력 산업 중 하나는 제조업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제조업 생태계의 근간인 글로벌 분업체계의 허점이 노출됐다. 생산시설을 해외로 내보낸 기업들이 위험성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인천이 제조산업을 강화하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인천에선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산업단지 대개조, 스마트산업단지 조성, 스마트공장 도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서 원장은 "인천지역 산업단지가 변화를 희망하는 기업,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주조·금형·용접 등 기초 공정인 뿌리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많은 기업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 위기 상황에서 장비 교체,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하긴 쉽지 않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투자와 업종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서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힘들어질 것"이라며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시도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기업의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4차 산업이 몰려온다고 하는데, 찬스를 살리면 격동의 파도를 타고 넘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재정적 지원 이외에 규제 완화 등 생산 경쟁력 향상과 내수 진작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