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난관 봉착하면 의기소침
목 놓아 절규하고 싶은 마음도
한치앞 알 수 없는 한번사는 인생
자신만의 열정·웃음은 곧 '행복'
이왕이면 일부러라도 크게 웃자


2020052101000898300043871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박장대소(拍掌大笑)는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다는 뜻이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다. 웃으면 만복이 들어온다는 의미이다. 박장대소는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전 세계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녀시대가 부른 '하하하 송'(작사·작곡:KENZIE) 노랫말은 큰 웃음이 만병통치약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사람은 난관에 봉착하면 의기소침 한다. 때로는 목 놓아 절규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루의 삶이 녹록지 않거나 세상이 요지경일 때 속이 상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 처할 때 '하하하 송'의 화자는 '모두 함께 하하하' 웃어보라고 적극 권면 한다. '힘들다면 하하하/모두 함께 하하하/웃어 봐요 그래 그래 더 크게요/하하하하 하하 하'. 세상은 갈수록 한시도 조용하지 않다. 자고 일어나면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그래서 세상은 '들썩 들썩' 시끄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고민만 하고 있으면 될 일도' 되지 않는다.

화자는 이 같은 위기에 처한 현대인에게 응급처방을 한다. '자 툴 툴 털고 일어나/저 문을 열면 One Two One Two Three Four/하늘 빛 무대 위에 주인공/그건 바로 우리야/그대야'. 위기의 문을 열고 나아갈 때 '하하하' 박장대소하면 세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와 '그대'임을 천명한다. 또한 7전8기 정신으로 무장해서 일곱 번 넘어지면 또 일어나서 파안대소하며 힘차게 기지개 펴라고 제안한다. '걱정만 하고 있음 어떡 하나요/자 기지개 한 번 펴고 다시 해봐요'. 아울러 화자는 그냥 눈으로만 '씩' 웃지 말라고 말한다. 오히려 껄껄대며 함께 함박웃음을 터뜨리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하면 각종 '고민'이 희망과 긍정 그리고 열정과 온정으로 바뀌게 된다. 같이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다.

자우림이 부른 '하하하 쏭'(작사·작곡:김윤아)노랫말을 통해 한 바탕 웃음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다. 곡목 '하하하 쏭' 노랫말에는 '우울', '후회', '비굴' 그리고 '비겁' 등 부정적 이미지 단어들로 가득 차있다. 가사 도입부는 이렇게 시작한다. '모든 게/그대를 우울하게 만드는 날이면/이 노래를 불러보게'. 누구에게나 '모든 게' 울적한 날이 있기 마련이다. 일 년 내내 마냥 행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화자는 '우울'한 날이 오면 '하하하 쏭'을 부르면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높은 하늘에 날려 보내기를 강조한다. 더 나아가 깊은 곤경에 빠진 '친구'에게 거듭나라고 진심으로 권면한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완전 탈바꿈의 출발점은 당당한 웃음이다. '라라라라라라/친구여 마음껏 웃어보게/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음이 점점 사라지는 현대인의 삶은 주변의 눈초리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노랫말의 화자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길에 신경을 끊으라고 말한다. 그 대신 웃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마음을 꽃' 피우기를 전격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보다 더 희망찬 내일이 '찬란히' 빛나며 밝아 온다. 활짝 열린 가슴으로 함박웃음 꽃을 피울 때 미래는 가슴 속에서 태양처럼 영원히 빛이 난다. '친구여/가슴을 열어두게/라라라라라라/태양이 그 가슴에서 빛나게'. 붉은 태양이 가슴에서 타오르는 것을 상상해보자. 주위의 '시선'에 아랑 곳 하지 않는 자신만의 뜨거운 열정과 웃음은 곧 행복으로 이어진다. 즉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박장대소는 돈이 들 이유가 없다. 엔도르핀 촉진과 진통 감소 효과도 있다. 박장대소를 안 할 이유도, 못 할 이유도 없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한 번 사는 인생이다. 까뮈는 명저 '페스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들 속에는 경멸할 것보다도 찬탄할 것이 더 많이 있다." 웃음은 인간이 지닌 '찬탄할 것' 중의 하나다. 이왕이면 일부러라도 크게 웃어보자. 웃음은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문제 해결의 묘약이 될 수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