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접수 2만명중 100명 찾지 못해
가족들 심리 정서적·경제적 어려움
제도적 장치, 사건 이후에 효력 발휘
우리 사회 함께 관심 모아야 할 때
실종아동 사건을 생각하면 오래전 일이지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1991년 다섯 명의 초등학생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갔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전국을 수색했지만 아이들을 찾지 못했다. 그 후, 11년 후인 2002년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었고 범인을 찾진 못했다. 아이들의 부모는 생업을 포기한 채 아이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매고 다녔고, 유골을 발견한 후에는 사망 원인 등 진실규명을 외치며 평생 지울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사건 외에도 부모와 함께 외출했다가 어느 순간 보호자와 떨어지게 되는 경우, 인간의 추악한 욕심과 비윤리성으로 인해 유괴 당하여 죽음으로 몰리게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유형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실종된 아동의 가족들은 심리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에 놓이게 된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작년 한 해에만 2만명이 넘는 아동의 실종 사건이 접수 되었고, 이중 100여명의 아동은 찾지 못했다. 실종아동 수는 해마다 늘고 있어,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아동은 사회적 약자로 보호가 필요하며 보호자가 없을 경우 위험과 범죄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실종아동에 대한 예방과 대책 마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실종아동에 대한 대책은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을 바탕으로 꾸준히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종아동 조기발견을 위한 '코드 아담제'와 만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지문등록 시스템'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에도 실종아동 수가 줄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법적, 제도적 장치들은 주로 실종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효력을 발휘한다. 실종아동 문제는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정책의 실효성 점검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겠다.
실종아동 문제를 담아낸 그림책이 있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모리스 샌닥 글·그림. 김경미 옮김/시공주니어 출판)의 작가인 모리스 샌닥이 미국에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아이에 대한 추모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서 아이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림책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 동생과 함께 집에서 평온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이다는 기쁨에 겨워 아기를 꼭 껴안았어.' 이처럼 작가는 상실과 슬픔을 넘어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림책 작가 모리스 샌닥이 희망을 이야기 한 것처럼 모든 어린이와 부모, 특별히 실종 아동과 그 부모에게 어떤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실종아동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아닐까? 어느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닌 사회문제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5월25일 세계 실종아동의 날을 보내며 실종아동을 기억하고 모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모아야겠다.
/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