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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나눔의집과 관련해 내분이 일고 있다.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생활관 전경.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내부제보로 촉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 논란이 관계자 간 반박에 반박이 이어지며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나눔의집 직원 A씨는 내부직원에게 폭언과 협박을 당했다며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튿날 나눔의 집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24일 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간병하는 조리사와 요양보호사를 내부 고발자들이 불러내 반말을 한 적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30분간 폭언과 협박을 했다. 극도의 공포를 느낀 조리사는 무릎을 꿇고 사과했고 요양보호사도 용서를 구했다"며 "나눔의 집 운영 개선을 주장해온 직원들이 할머니들이 계신 곳에서 그분들을 돌보던 나이 드신 직원들을 협박해 무릎 꿇게 하는 폭력적인 일이 발생했다는데 참담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내부 고발 직원들은 반박 자료를 내고 "반말 문제로 공익제보자들과 법인에 우호적인 직원 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법인에 우호적인 한 직원이 '내가 나쁜 버릇이 있었나 봐요. 미안해요'하면서 무릎을 꿇었고, 이어진 대화는 서로 조심하자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 운영진이 경찰 십수명을 끌어들여 폭행 등 혐의로 조사했다"며 "약자이거나 피해자 중 한명인 직원을 동원해 공익제보자들을 공격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광주시는 25일 노인보호기관과 시설을 방문해 이곳에서 생활 중인 6명 할머니들의 안전 및 심적 안정을 위한 점검에 나섰다. 일단 시는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현재 이곳에서 생활 중인 4명의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침대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달 노인전문기관과 진행한 점검결과를 나눔의 집에 통보해 잠재적 학대·방임 우려에 대한 주의를 주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받을 것을 조치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