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관, 흐르며 홀리는 시간, 2019. 단채널 비디오
김민관 作 '흐르며 홀리는 시간'2019. 단채널 비디오.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특정 지역·장소·몸으로부터 출발
의식과 이미지를 접목한 작업 천착
경험 상충 찢기는 마음양태에 주목
양방향 비추는 7편 영상작품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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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인천도시역사관(이하 역사관)이 지난해에 이어 '2020 도시를 보는 작가'展을 26일부터 연중 진행한다.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인근에 자리한 역사관은 인천의 도시 역사와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2020 도시를 보는 작가'전은 역사관 2층의 소암홀을 연중 활용하고, 사진과 영상, 미술 등을 포함하는 지역 문화예술의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하기 위해 진행된다. 역사관에선 올해 초 시각 예술 분야에서 인천과 도시를 주제로 작업해 온 신진 작가 위주로 5인을 선정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신진 예술가를 발굴·지원하는 의도도 지녔다. 당초 4월 말 시작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개월 연기했던 전시회가 시작됐다.

첫 번째 '2020 도시를 보는 작가'전은 김민관 작가의 영상·설치 작품들로 구성된 '마음을 둘로 나눌 것'이다. 오는 6월 21일까지 진행된다.

김 작가는 특정 지역이나 장소, 몸으로부터 출발한 의식과 이미지를 접붙인 영상으로 관람객의 반응을 살피는 작업을 해왔다. '뷰-텍스트' 시리즈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조응시켰다.

 

이를 통해 감각의 체험과 현재 주체의 위치를 저울질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마음을 둘(로 나눌) 것', '밖 밤 방', '밤의 두께는 밤의 길이를 상회하는가', '밤 둑 손', '성', '어둔한 밤', '흐르며 흘리는 시간' 등 2018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7편의 영상 작품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김민관, 밖 밤 방, 2020.
'밖 밤 방'2020. 단채널 비디오.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개막 하루 전날이었던 25일 전시 준비 중인 작가를 역사관에서 만났다. 전시관 중앙부에서 두 방향으로 비추는 영상을 관람객이 보는 형태로 설치되고 있었다.

7편의 영상이 둘로 나뉘어 같은 시간에 양쪽 벽면에서 상영되는 것이다. 

 

작가는 인천을 비롯해 동두천, 홍천, 강릉 등 다양한 지역에서 채집한 이미지와 사운드가 배경으로 놓이고, 파생된 텍스트가 겹쳐지면서 영상을 재구성했다.

김 작가는 "양 방향으로 비추는 영상은 동시에 42분 동안 상영된다"면서 "이미지와 텍스트로 이뤄진 두 영상이 동시에 상영되면서 경험하는 상충을 통해 단일한 마음(의식)이 아닌 쪼개지고 외부로부터 찢겨져 나가는 마음의 양태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이미지와 사운드가 만나고 흩어지는 가운데, 어떠한 의식의 흐름을 영상 작품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서 "주제를 좇는 게 아니라 역사와 개인에 집중했다"며 "인천에서 채집한 영상은 재개발에 대한 상황을 드러낸 것이었고, 그에 대한 각기 다른 복잡한 개개인의 시선을 드러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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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김 작가는 영상 작업에 대해 "현실을 드러내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현실 반영을 빠르고 직접적으로 할 수 있다"면서 "시와 언어가 결합해 공감각적 표현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