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세계 산업생태계 재편
재택·원격 경험해보니 단번에 익숙
위기는 곧 기회를 만든다는 것 실감
소비·교육·의료 등 전분야 블루오션
AI 융복합 가속화…시행 골든타임


경제전망대 이세광2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코로나19 이후를 가장 확실하게 설명해주는 단어는 비접촉, 비대면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이다. 소비자와 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패턴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이다. 얼굴을 마주 보며 회의하고 야근하고 회식하며 치열하게 일하는 문화에 익숙한 관리자와 직원들에게는 재택이나 원격근무는 불편한 제도였다. 만나야 일이 된다는 한국식 일 처리 방식에 오랫동안 익숙해 왔고 모두 굳이 새로운 시도를 꺼린다. "그냥 이대로 괜찮은데 왜 그래야 해?" 익숙함과의 이별이 싫은 것이다.

오랜 전통과 관행을 깬다는 것은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수반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언택트의 가능성과 업무 효율성 또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단번에 경험하게 되었다. 혹독한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언택트시대의 도래에 누구보다 관리자들이 긴장한다. 누가 뭐래도 얼굴을 보고 정서까지 담아 업무지시를 해야 성과가 난다는 막연한 생각과 은근한 갑질을 이번 기회에 무장해제 해야 한다. 재택과 원격으로 각자의 컴퓨터로 일하는 환경은 전통적 의미의 직장과는 사뭇 다르니, 이제 관리자들은 성실성, 애사심 등의 애매모호한 근무평정과 리더십을 고민해야 한다.

무인자동화 공장이 늘고, 사무실의 단순반복업무는 로봇업무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맡고 직원은 가치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니 말이다. 지금이 언택트와 디지털 혁신의 상호보완을 통한 진정한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이다. 사실 언택트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언택트의 실현을 위한 기술기반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이미 익숙한 은행과 증권사의 비대면 거래, 화상회의, 번호 인식기술에 의한 하이패스와 무인주차장, 버스와 지하철 승하차, 셀프 주유소, 인터넷 강의 등 AI가 적용된 서비스들이다. 이제부터는 원격, 비대면, 비접촉으로 가능한 모든 분야가 블루오션이라 생각하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해야 생존한다. 랜선관객 공연, 무관중 e스포츠, 드라이브스루 등 소비패턴이 변화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은 생각보다 저항이 심하다. 특히 원격의료서비스는 가장 선진화되었어야 할 분야인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의 명분이 부족한 이유 들로 아직도 '긴시간 대기 순간 진료'라는 구태의연한 대면서비스를 고집하여 환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여러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 원격진료서비스야말로 블루오션의 대표 분야이다.

팬데믹으로 세계산업생태계가 재구성되는 변화에 대비해야만 한다. 인공지능이 필요에 따라 복합적으로 융합되며 가속화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원격교육, Smart Work, 의료와 바이오산업의 급성장,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유통산업,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생태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산업경제 측면에서는 언택트경제 영역의 확장이 가속화 되고 있다. 기업의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구축된 글로벌밸류체인의 의존성을 줄이고 생산네트워크 혁신으로 위험을 분산시키고 재택근무의 근본적 재설계를 통해 업무운영을 혁신해야 한다. 원격근무로 일하는 방식은 물론 삶의 방식변화에 대응하여 주거개념에 사무실 환경을 가미한 새로운 공간설계 등 재택근무의 활성화를 위한 IT Infra혁신도 필요하다. 교육환경에서도 강의실 중심의 대면교육에 중대한 변화가 요구된다. 공개강좌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해 세계 유수 대학들의 수업을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듣는 상호참여적 거대규모의 양방향 학습서비스가 제공된다. 한층 더 가중된 대학의 위기이다. 코로나19로 귀중한 생명과 일자리, 막대한 경제적 손실 등 잃은 것도 많지만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대로 조직의 고리타분한 꼰대문화와 상명하복의 숨 막히는 풍토를 일거에 확 바꾸어 창의력 중심으로 기업 경영체질을 혁신하고, 온·오프라인의 절묘한 융복합을 통한 인간성 회복과 함께 K방역 시스템으로 세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우리의 저력으로 중국이나 일본 등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대한민국, 경제강국의 신문명을 창조하자!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