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관련된 '커피 칸타타' 인기
베토벤·브람스도 직접 원두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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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3년에 창단한 독일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eipzig Gewandhaus Orchester)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이다. 열두 명으로 시작한 이 단체는 개인의 저택을 순회하면서 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들의 연주 소식에 주민들의 관심 또한 커졌고, 그만큼 단원과 청중이 늘었다.

더 큰 공연 공간이 필요하게 되자 이들은 카페(커피 하우스)로 옮겨 연주회를 열었다. 얼마 후 카페마저 청중을 수용하는 데 한계에 부닥쳤다. 인기 폭발에 걸맞게 더 넓은 장소가 필요했다.

1781년 직물업자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그들이 만든 제품을 전시하고 보관하는 용도로 지은 건물인 게반트하우스(의복협회 회관)로 연주장을 옮겼다. 이렇게 하여 오케스트라의 명칭에 게반트하우스가 붙게 됐다.

18세기 상업도시 라이프치히에선 커피가 대유행했다. 가정마다 커피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내 곳곳의 카페에선 커피를 즐기면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뤘다. 카페가 사교장 역할을 하다 보니 소규모 공연도 종종 열렸다. 창단 초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카페 연주회 또한 그 일환으로 보면 된다.

6년 동안 쾨텐의 궁정악장으로 활동한 바흐는 1723년 성 토마스 교회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라이프치히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바흐는 성 토마스 교회와 성 니콜라이 교회의 일요 예배를 위한 칸타타(Cantata)를 매주 두 곡씩 작곡했다.

1729년까지 교회 칸타타가 집중적으로 작곡되는데, 소규모 칸타타들과 함께 규모가 큰 수난곡 등 종교음악의 걸작들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세속 칸타타인 '커피 칸타타, BWV 211'도 비슷한 시기에 작곡됐다. 바흐가 이끄는 콜레기움 무지쿰의 연주로 바흐가 자주 다니던 카페에서 소개된 이 칸타타는 큰 인기를 끌었다.

풍자와 익살로 가득한 '커피 칸타타'의 가사는 프리드리히 헨리키가 썼다.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극은 커피 예찬으로 마무리된다.

커피를 좋아한 작곡가로 바흐와 함께 독일 음악의 '3B'로 불리는 베토벤과 브람스도 꼽을 수 있다. 베토벤은 매일 모닝커피용으로 원두 60알을 골라낸 뒤 추출해 마셨다. 그로 인해 커피에서 '60'은 베토벤 넘버가 됐다.

원두 60알은 8~10g 정도인데, 오늘날 에스프레소 한 잔을 뽑는 데 사용되는 양과 일치한다. 브람스는 자신이 마실 커피는 직접 추출해 마셨다고 한다. 브람스는 그 누구도 자신처럼 진하고 깊은 향의 커피를 내릴 수 없다는 자부심에 차 있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