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자리 수준 당국 손길 못미쳐
교인수 적어 접촉자 파악은 '용이'
동일인 반복 감염 위험성 높은 편
인천시, 성경공부 등 자제 권고도
인천지역 개척교회 관련 집단감염으로 대형 교회 중심으로 진행해 왔던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정규 예배 외에도 집단별로 이뤄지는 다양한 소규모 종교활동 참석자에 대한 방역 지침 준수가 요구되고 있다.
2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지역의 종교시설 관련 집단 감염은 1개의 교회가 아닌 무려 13개 개척교회의 연합모임에서 발생한 사례였다. 다행히 교인 숫자가 많지 않은 소형 교회였기 때문에 접촉자 파악이 쉬웠다.
인천지역 중대형 교회들은 마스크 착용과 좌석 간격 두기, 온라인 예배 활성화 등 방역 수칙을 비교적 잘 준수하고 있지만, 소규모 모임으로 들어가 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다.
개신교회는 주일 정규 예배 외에도 지역별, 또래별 소그룹으로 나뉘어 평일 모임을 갖는다. 또 봉사활동과 성가대 연습, 기도 모임, 가정 방문 등을 하면서 대면 접촉을 자주 한다. 침방울 확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찬양과 기도, 성경 봉독 등이 예배당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13개 개척 교회 모임 참석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교모임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방역 당국의 손길이 뻗치지 않은 사적 모임과 같은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인이 반복해서 만난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성이 높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소모임의 특성 자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일일이 행정점검을 하고 지도를 하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소모임 성격이라 하더라도 방역관리에 대해 누군가 주체가 돼 방역 수칙들을 점검하고 이끌어주는 리더 역할을 해줄 사람을 지정하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종교시설에 대한 거리두기를 14일까지 고강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2주 이내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교인에 대한 종교시설 방문은 '자제'에서 '금지'로 전환됐다.
단체 식사제공도 금지되고, 출입자 명단 관리도 의무화 됐다. 인천시는 여기에 추가로 성경공부와 찬양모임 등 소규모 모임 자제를 권고했다. 인천시는 10개 군·구와 함께 소규모 종교시설에 대한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천에서는 교회 예배를 통한 감염 사례가 없었고, 집합금지 명령 대상 시설도 아니어서 이번 개척교회 감염의 경우에는 법적 조치도 불가능하다"며 "인천기독교총연합회에 모임을 자제하고 방역 수칙을 꼭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