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1위로 마무리 한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과 시즌 5위로 마친 화성 IBK기업은행이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벨기에와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 출신 '대어'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4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2020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는 총 29명의 선수가 나선 가운데 선수 선발을 위해 총 120개 구슬을 2019-2020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나누었다. 한국도로공사(노란색·30개), IBK기업은행(파란색·26개), KGC인삼공사(빨간색·22개), 흥국생명(흰색·18개), GS칼텍스(초록색·14개), 현대건설(주황색·10) 순으로 자동 추첨을 실시한 결과,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GS칼텍스-현대건설-흥국생명' 순으로 용병의 지명 순서가 확정됐다.
여기서 현대건설에 행운이 돌아갔다.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가 기존의 용병 메레타 러츠 및 발렌티나 디우프와 각각 재계약을 체결하게 되자, 이도희 감독은 동영상 등을 통해 눈여겨 본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인 헬레네 루소(187㎝·레프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시브와 공격력도 갖춘 데다가, 배구 테크닉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은 "루소를 레프트로 활용할 것이다. 다양한 선수들을 날개 공격수로 쓸 수 있게 됐다"며 "정말 생각하지도 못하게 루소를 뽑게 됐다. 정지윤이나 황연주 등을 사이드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루소는 지난 시즌 터키 닐루퍼 부르사에서 공격과 리시브 점유율이 모두 30%가 넘었다. 그는 "득점을 많이 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면서도 "리시브를 통해 구단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를 잡았다. 여자부 최하위인 한국도로공사보다 빨리 지명권을 얻자 여자부 감독들이 가장 많이 눈독 들인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인 안나 라자레바(190㎝)를 주저없이 선택했다.
김우재 감독은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다행이다. 높이도 괜찮고, 경기 운영도 좋다. 에이스로 팀을 이끌어가는 역량이 있다"며 "왼쪽·오른쪽 어디서나 공격을 잘한다. 이번 드래프트 선수 중 기량이 가장 좋다"고 호평했다.
라자레바는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 득점 2위에 오른 선수다. 라자레바는 "한국에서 뛰게 돼 기쁘다. 좋은 리그라고 들었다. 유럽과는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한다고 알고 있다"며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목표를 이루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라자레바를 얻은 김 감독은 프로팀 사령탑이 된 지 1년여 만에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다. 2년간 팀에서 활약한 어도라 어나이는 좋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였다.
김 감독은 "라자레바는 기량도 좋고, 우리 팀에 어울리는 선수다. 다음 시즌에는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