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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 경기아트센터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하는 11시의 클래식'이 열렸다.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비대면(untact) 방식의 공연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하는 11시의 클래식' 공연이 무관중 유튜브 생중계돼 실시간으로 50명이 시청했다. 공연 후 다시보기 조회수는 300여회(5일 기준)를 기록했다.

'여름의 앙상블'이라는 부제를 단 이번 공연에서는 부부 듀오인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과 플루티스트 박지은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에 앞서 채재일은 "화면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아쉽고 죄송하다"며 "그렇지만 이렇게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 플랫(B♭) 클라리넷으로 기암 피에리의 '클라리넷을 위한 베니스의 사육제'와 바시·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판타지'를 연주했다.

'베니스의 사육제'는 동명의 이탈리아 유명 축제에서 유래한 멜로디를 기악곡 형식으로 화려하게 변주한 곡이고, '일 트로바토레 판타지'는 클라리네티스트이자 작곡가인 루이지 바시가 중세 음유 시인 베르디의 동명 유명 오페라에서 특정 주제를 따와 환상곡 형식으로 바꾼 작품이다.

채재일은 "멜로디가 경쾌한 행진곡 형식이라 곡이 긍정적 분위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알고 보니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였다"며 "경쾌함 속에 긴장감이 지속된다"고 해설했다.

이어진 무대는 채재일과 박지은, 김봄날 피아니스트가 생상스의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타란텔라'를 연주했다.

타란텔라는 이탈리아 남부 춤곡(dance music)으로 독거미의 일종인 타란툴라에게 물린 사람이 춤을 춰 독을 빼려는 듯 빠르고 현란한 장르인데 채재일은 클라리넷 종류를 에이(A) 클라리넷으로 바꿔 합주의 완성도를 높였다. 비 플랫(B♭) 클라리넷과 에이(A) 클라리넷은 모두 클라리넷의 종류로 각각 기보된 음보다 장2도, 단3도 낮은 소리가 난다.

김봄날은 "(연주자들이) 타란텔라의 (장르적) 특성에 맞춰 테크니컬하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데 집중했다"고 해설했다.

이들은 이후 바르톡의 '루마니안 포크 댄스', 쿨터의 '대니보이', 클라크의 '플루트 솔로를 위한 대단한 기차경주', 번스타인의 '소나타', 슈라이너의 '점점 작아지는', 콘네송의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테크노 퍼레이드' 등 6곡을 잇따라 연주하며 85분간 진행된 공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