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끝난 후 야간에는 텅텅 비어
수년째 단속 전무… '봐주기' 논란
하남시가 일부 상가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수년 전부터 노상주차장을 '유령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노상주차장 바로 옆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임야가 불법으로 훼손됐는데도 불구하고 단속 손길은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하남시와 하남도시공사에 따르면 시와 공사는 지난 2017년 11월 16일부터 창우동 산 2-2번지 일대를 '창우동 안말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하 창우동 안말 주차구역)'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주차면수가 18면인 창우동 안말 주차구역은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인 구거(溝渠·실개천) 위에 설치됐으며 야간(오후 6시~오전 9시)만 유료(월 2만원)로 운영되고 주간(오전 9시~오후 6시)은 무료다.
하지만 5월 중순부터 창우동 안말 주차구역을 수차례에 걸쳐 확인한 결과, 오후 6시가 넘은 저녁 시간엔 인근 식당과 실내골프연습장, 카페의 손님들이 노상주차장을 이용하고, 이들 상가의 영업이 끝난 뒤에는 아예 주차된 차량을 찾아볼 수가 없다.
또 무료인 주간에도 식당이 9면을, 실내골프연습장이 7면을, 카페가 2면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하남시가 눈감아 주는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하남시장 명의의 '개발제한구역 제한행위 안내판'에도 불구하고 식당과 실내골프연습장이 사용 중인 16면은 보다 많은 주차를 위해 개발제한구역까지 훼손한 채 가로주차를 일삼고 있고 카페 앞 2면도 주차선이 지워진 채 카페 전용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하남시는 지난해 말 감사를 통해 거주자 우선 주차 대상 차량 중 부적격인 차량 4대만 적발했을 뿐, 불법 운영에 대해서는 못 본척하고 개발제한구역 훼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남시 관계자는 "최근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이 파악됨에 따라 거주자우선주차구역 지정을 취소할 예정"이라며 "노상주차장을 없앨지, 아니면 그냥 둘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