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美, 중앙·주정부 입장차
'트럼프, 중국 때리기' 등 미중갈등
아날로그 사회 日, 속도감 韓과 비교
대만은 中과 거리두기 내부결속 강화
코로나19가 세계 질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이 지난달 29일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국제학술회의에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 학자들이 모인 것은 그 변화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안병일 새기노밸리주립대 교수가 머무는 미국 미시간주는 5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5천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병원·약국에 가거나 음식을 사러 외출할 수는 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외출해 다른 집을 방문하는 것도 현재 미시간주에서는 불법이다.
이처럼 주(State)정부는 강하게 통제하고 있으나, 11월 대선을 앞두고 하루빨리 경기를 회복하고 싶은 중앙정부의 입장은 다른 상황이다.
안병일 교수는 "미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공공재를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계속 세금을 줄이고 예산이 없어서 병원 등 예산이 투입될 곳에 제대로 쓰지 못했다"며 "동아시아가 잘 되고, 서양이 실패한 게 아니라 자유화와 시장화가 많이 진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한기 난징이공대 교수가 사는 중국 장쑤성은 인구 8천만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600여명이다.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강한 통제방식을 쓴 중국 현지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라고 한다. 손한기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로 중국 내부에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안병일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번 일을 통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중국을 싫어하는 게 이상하지 않게 되고 있다"며 "트럼프의 대선 전략은 중국 때리기"라고 했다. 손한기 교수는 "중국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제어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며 "(미국이) 자국 정치에 타국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안석 일본 가나가와대 교수는 "일본의 생활을 상징하는 만원 전차, 4월의 벚꽃놀이, 고시엔(고교 야구 경기) 등 일상과 전통문화가 깨졌다"며 "일본은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아직 종이로 호적등본을 관리하는 아날로그적 사회라서 한국처럼 속도감 있는 대책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은미 대만사범대 교수는 "대만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법적 통제력이 있는 '자가검역'(외출금지) 등의 대처로 성공했다"며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대만 내부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학술회의 사회를 맡은 장정아 인천대 화교·문화연구소장은 "각 나라의 대처는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공공의 영역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가 차이"라며 "고정관념과 편견, 애국주의나 민족주의가 강해지는 경향도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대 온라인 국제학술회의… 세계는 코로나19 어떻게 대처하나
"美, 병원 등 예산투입 미흡"… "中 현지, 대응 평가 긍정적"
입력 2020-06-09 23:34
수정 2020-06-0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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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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