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망가지며 그 많던 어패류가 사라졌다
경기도·일선지자체 예산 지원에도 역부족
답은 물길살리기… 道 종합적인 대책 희망
그러나 최근 갯벌에서 낙지 등 어패류를 잡아 아들, 딸 대학 보낸다는 그런 희망은 사라졌다.
물길이 바뀌면서 나타난 문제다. 그 중심에 시화호가 있었다. 1994년 완공된 시화방조제. 1977년에 반월 신도시 건설 사업으로 탄생된 시화방조제(12.67㎞)는 1985년 시화지구 매립 추진 계획과 당시 경기도 시흥군 군자면과 화성군 대부면을 연결해 1억8천t의 담수호를 만드는 계획에 의거, 건립됐다.
시화방조제 준공 당시 시흥시·안산시·화성시 일대의 농업 용지 확보, 공업 용지 확보, 담수 자원 확보에 커다란 성과를 이룰 토목 사업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시화호 오염이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됐다.
1997년 3월 시화방조제의 배수 갑문을 개방해 해수까지 끌어들이는 대책이 나왔고 1998년 11월 시화호의 담수화 계획이 완전 백지화됐다. 2011년 시흥시와 안산시의 행정 경계 부근에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건립, 발전을 개시했다.
이후 현재 시화호엔 바닷물이 유입, 옛모습을 되찾았다.
간척사업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가 됐다. 물길 변화로 갯벌이 죽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론 경기만 일원의 매립사업이다. 지난 1991년 화옹지구인 화성시 서신·우정·장안·남양·마도 일원 6천212㏊를 메웠고 1998년부터는 시화지구로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화성시 송산·서신면 4천396㏊에서 간척사업이 진행됐다.
이후 1980~90년대 서해 갯벌에서 잡히던 망둑어류 1천763t, 낙지 263t은 현재 각각 65t, 90t으로 급감했다.
수산자원 전문가들도 어종이 풍부하던 과거 모습이 사라진 이유로는 지난 1991년부터 서해안 일대에서 이뤄진 간척·매립사업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경기만'을 살리기 위해 경기도 등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했지만 망가진 갯벌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갯벌 현장에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길을 트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었던 것이다.
인천 강화군 동검도는 50억원을 들여 2018년 1월 갯벌 생태복원사업을 완료했다. 동검도 인근 갯벌을 갈랐던 제방형태 연륙교 일부를 해수가 통하도록 교량 형태로 바꾼 것이다.
안산시 단원구 시화방조제 인근 갯벌도 조력발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해수가 유입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였다.
시흥 월곶포구는 물길이 바뀌면서 항내 퇴적이 심각해 배없는 항구가 됐다.
경기도가 대책을 내놨다. 지난 5월 말 경기만 일원을 어업·항만 등 용도 구역별로 구분, 체계적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책의 주요방안은 해양 공간의 용도 특성에 적합한 관리다. 어업활동보호구역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양식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김포 등 북부접경 평화 생태권 등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다각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안산과 화성 등 경기 서부연안 해양 레저권과 방아머리, 제부도, 궁평리 등 해수욕장과 바다 낚시터 등을 활용해 해양 레저 산업의 부흥을 위한 전략적 중심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방에서도 역간척 등 갯벌 살리기에 나섰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어민들도 경기만 갯벌을 살리기 위해서는 물길뿐이라고 했다.
이번 경기도의 정책이 경기만 갯벌에서 다시 낙지를 잡을 수 있는 대책이 되길 희망한다.
/김영래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