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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하는 이경자씨는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환갑맞이한해 "의미있는일 해보자"
지인들 모아 초록봉사모임 첫 결성
도서 출납·복지관식당 식사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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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것입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경자(83)씨는 평택지역 사회에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미는 봉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삶의 깊이에서 나온 타인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업 주부로 살아왔던 이씨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환갑을 맞이한 해, 그때부터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평소 생각 때문이었다. 늦게 시작한 봉사의 길이었지만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았다.

60세가 되던 해 처음 시작한 봉사는 주변 지인 20명을 모아 만든 '초록' 봉사 모임으로 회비를 모아 가을에 김장 김치를, 설 명절에는 떡 등을 마련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했다.

이씨는 "김장을 담그면서 힘들 법도 한데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나이 60이 넘은 제가 이렇게라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그때 배려와 봉사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나눔활동을 함께 했던 회원들과 봉사에 대한 기쁨도 알게 됐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더 돕기 위해 식사 비용까지 아껴 보탰던 회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그렇게 봉사에 열심이었던 이씨는 2004년 평택 남부노인복지관에서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숲 생태 해설자'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7년까지 14년간 이 일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힘이 부쳤던 그는 2018년 평택 남부노인복지관 작은도서관에서 도서를 빌려주고 반납받는 출납 자원봉사와 매주 수요일마다 복지관 식당에서 식사 대상을 확인하는 등의 자원봉사활동에 시간을 쏟고 있다.

"배려와 봉사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웃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며 함께 살아가는 평범함 속에 담겨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픈 상처가 치유되고 다시 희망을 품게 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봉사 활동을 잠시 접은 이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이 힘든 환경에 놓여있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며 "지금은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힘이 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60세에 시작한 봉사였지만 그동안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주어져 감사한 인생을 살고 있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 봉사의 열정은 지금도 뜨겁다"고 힘줘 말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