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검단폐수시설에 설비 추가
3년간 반입 함수율 초과 불구 처리
악취 반출 8건 빼곤 고스란히 매립
"30% 샘플링… 전량 조사는 한계"

수도권매립지 반입 기준에 맞지 않는 검단공공폐수처리시설의 폐수 슬러지가 3년 가까이 매립지에 묻힌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의 슬러지 반입 감시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최근 서구 검단공공폐수처리시설에 슬러지 건조 설비를 추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초부터 폐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를 수도권매립지에 처리했는데, 지난해 11월경부터 함수율(수분 비율)이 기준보다 높고 악취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반출되는 사례가 잦아져 슬러지의 함수율을 낮추기 위해 건조 설비를 설치한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검단공공폐수처리시설은 검단일반산업단지 내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로, 현재 검단일반산업단지관리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는 1일 평균 약 6.7t 수준이다.

문제는 이 시설에서 나오는 폐수 슬러지가 처음부터 수도권매립지 반입 기준에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 시설에는 슬러지 탈수 설비만 있는데, 함수율이 약 82%가 되도록 설계돼 있다.

SL공사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수 슬러지의 반입 함수율 기준을 75% 이하로 정하고 있다. 함수율 초과 시 벌점을 부과하고, 벌점에 따라 벌금을 내도록 한다. 매립 현장에서 슬러지 악취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반출 조치한다.

약 3년간 반입 기준에 맞지 않는 슬러지가 수도권매립지로 간 것인데, SL공사가 이를 적발한 건 저조한 수준이다. 공단이 통상적으로 3~4일에 1대꼴로 폐수 슬러지를 매립지에 처리한 점을 비춰볼 때 1년에 100대 정도가 수도권매립지로 향한 셈이다.

그런데도 SL공사가 함수율 초과로 벌점을 부과한 건 2018년 1건, 2019년 4건이 전부다. 악취로 인해 반출 조치한 것도 2018년 5건, 2019년 3건이다. 나머지는 그대로 매립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슬러지 매립에 함수율 기준을 정한 건 과도한 침출수 발생을 방지하자는 게 주된 목적"이라며 "함수율이 높으면 수분 안의 미생물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다른 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단 입주 업체들이 부담하는 시설재투자적립금으로 오는 9월까지 건조 설비를 설치해 슬러지 함수율을 30~4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며 "그동안 (함수율이 높은) 검단공공폐수처리시설의 폐수 슬러지가 어떻게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될 수 있었는지는 현재 알기가 어렵다"고 했다.

SL공사 관계자는 "폐수 슬러지를 포함한 검사 대상 폐기물 중 30%에 대해 샘플링 조사를 진행한다"며 "물리적으로 모든 폐기물을 조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