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락따라 미국이든 한국이든 연명가늠 희비
반면에 인천은 만년하위권 이슈화도 안돼
역설적으로 작은틀 규정 안주하는건 아닌지

지난 1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달 중순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국정수행에 지지를 보낸 응답자는 38%. 지난해 11월 미국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았다. 로이터는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볼만한 명백한 경고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바이든과의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를 찍겠다는 유권자는 35%로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들보다 13%p나 적었다. 추측컨대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된 그날 야근하는 백악관 직원들의 수가 크게 줄지 않았을까.
같은 날, 우리나라에선 경기도의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구명을 호소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에 대한 상고심 심리를 종결한 날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직무평가 지지도 67.6%의 놀라운 지지를 받고 대선주자 지지도 2∼3위를 오르내리고 있다"면서 "도정의 실패자라면 몰라도 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잘하는 이재명을 파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시장이 언급한 지지도는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하고 있는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의 4월 조사결과다. 안 시장이 '비문(非文)'의 울분을 토해내던 그날 이미 5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놓친 게 틀림없다. 5월 이 지사의 지지도는 전달보다 2.7%p 오른 70.3%로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렇듯 정치인의 연명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때로는 구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직무수행 지지도가 전혀 특별하게 취급되지 않은 지역이 있다. 바로 내가 사는 인천이다. 기이하게도 이곳에선 국내 여론조사기관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시·도지사 지지도가 제대로 이슈화된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년 하위권이기 때문이다. 민선 5기 송영길 시장 재임 때인 2012년 2분기 이후 당적을 가리지 않고 지지도 30%대의 하위권이 고착화됐다. 심지어 민선6기 유정복 시장은 꼴찌의 불명예를 반복해서 안았다. 그나마 민선 7기인 지금의 박남춘 시장 지지도가 앞선 시장들보다 높은 40%대로 올라섰지만 순위는 여전히 뒤에서 세는 게 빠르다.
인천광역시장은 수도권 3대 시·도지사 중 하나다.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차기나 차차기 대선주자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자리다.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고? 수도권도 아닌 지방 도백(道伯) 안희정도 한때 대권을 꿈꿨고 도민들이 반응했다. 지금 대선주자 선두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이낙연은 가장 아랫녘 지방의 도지사였다. 순위로는 박 시장보다 겨우 몇 계단 위인 양승조 충남지사도 대권도전을 위해 "몸 풀고 있다"고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스스로 인천을 작은 틀로 규정하고, 그 작은 틀 안에 자기 자신을 가두어놓거나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 지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인천시장들의 지지도가 낮았던 것은 역설적으로 인천시민들에게 대선주자로의 도약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다음 달이면 민선 7기가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시장이나 시민들이나 이래저래 생각이 많겠다.
/이충환 언론학박사(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