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조선, 10개월 걸쳐 건조
'친환경연료 사용' 대기환경 개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국내 첫 예선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3일 오전 11시께 인천 동구 화수부두에 있는 (주)디에이치조선에서 '백령호(324t)' 용골거치식이 열렸다. 백령호는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국내 첫 예선이다. 국내 모든 예선은 디젤이나 벙커C유를 사용한다.
용골은 선체의 중심선 아랫부분 선수에서 선미까지 이어지는 세로 방향 뼈대를 말한다. 과거에는 용골을 가장 먼저 만들고, 가로 방향 골조를 세운 후 선체 외판을 붙여가는 형태로 선박 건조가 진행됐다. 이 때문에 선박이 만들어지는 도크에 용골을 앉히는 것은 실질적인 선박 건조의 착수 시점이 됐다.
최근에는 선체 상부부터 건조하기 때문에 용골을 따로 거치하는 공정은 없어졌다. 대신 선체를 도크에 안착하는 것을 기념해 용골거치식을 개최한다.
이날 디에이치조선은 선체 바닥을 도크에 올린 뒤 선체 표면을 이어 붙이는 용접 작업을 진행했다. 27℃가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직원들은 목에 흐르는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며 용접 작업에 열중했다.
디에이치조선 관계자는 "선박은 설계도에 따라 잘라낸 수천 장의 강판을 하나하나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며 "머리카락 한 올만큼 구멍이 생긴다면 배는 금방 가라앉기 때문에 배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용접"이라고 설명했다.
디에이치조선은 인천에 몇 개 남지 않은 '선박을 직접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다.
1908년 인천 지역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가 설립된 이후 많게는 20여 개의 조선소가 있었지만, 현재는 만석부두와 화수부두에 6개 업체만 남아 있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데다, 수심이 낮아 대형 선박을 건조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디에이치조선도 대형 선박 건조는 어렵다. 백령호는 길이 37m, 너비 10m다.
백령호 주요 기자재는 국산 제품으로 채워진다. 현대중공업이 만드는 '힘센 엔진'과 동화엔텍의 LNG 연료공급장치가 장착된다. LNG 탱크와 선박 내 발전기도 래티스테크놀로지와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제작한 제품을 사용한다.
백령호는 10개월 건조 기간을 거쳐 예선을 운영할 한국가스해운(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가스해운은 내년 하반기부터 백령호를 본격적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는 백령호가 항만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 물질을 줄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예선은 대형 선박이 수월하게 접·이안할 수 있도록 높은 마력의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탓에 대기 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LNG 예선 건조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인천항 대기 오염 물질을 줄이고, 인천 지역 조선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