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특강 재개로 담당 학생 '급증'
장애아동 극도로 예민 어려움 토로
"현장은 딴판… 교육당국 나서야"


인천의 한 초등학교 돌봄 교사(돌봄 전담사) A씨가 담당하는 돌봄 학생은 13~15명이다. 하지만 최근 학교에서 체육·음악 수업, 과학 실험 등으로 구성된 특강을 재개하면서 돌봄 신청 학생이 5명 더 늘어 2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을 담당하게 됐다.

그는 "코로나19로 방과후 활동과 돌봄 특강을 진행하지 않다가 다시 재개해 신청자가 확 늘어난 것"이라며 "아이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다른 돌봄 교사 B씨는 "학교 정규 수업은 한 반 학생을 3분의 1로 나눠 7~8명씩 등교하도록 해 철저하게 안전 수칙을 지키고 있는데, 돌봄 교실은 이 두 배 정도 되는 15명 정도의 학생을 한 반에 몰아넣는다"며 "지역 내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학교 당국이 돌봄 교실을 마치 '무균실'인 것처럼 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특수학교에서 긴급 돌봄을 하고 있는 방과 후 종일반 강사들은 이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장애학생 6~7명을 맡고 있는 C씨는 "아이들 장애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특수학급 아이들 7명을 담당하는 게 일반 학생 30~50명을 맡는 거랑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C씨는 "장애 아동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답답해하다 보니 이전과 비교해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로,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 보살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급식 지도도 맡게 돼 지원 인력 한 명 없이 강사들이 직접 학생들의 식사를 떠먹여주는 등 모든 사항을 떠맡고 있다"고 했다.

이어 "10년간 이 일을 하면서 사명감으로 버텼지만 지금은 몸과 마음이 너무나도 지쳐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돌봄 교사에게 이전보다 과중한 업무가 전가되자 현장에선 "교육당국이 나서서 업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길선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사무국장은 "교육청에선 매주 1~2번씩 돌봄 교실 참석 인원을 보고 받고 문제가 없다고 하나, 실상은 전혀 딴판인데 과연 현장의 어려움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문"이라며 "원활하게 돌봄교실을 운영하기 위해선 교육당국에서 돌봄교실 운영 방법과 관련해 명확한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교 돌봄을 비롯해 여러 업무를 지원하는 인력을 모집해 각 학교에 투입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구성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