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부과처분 불구 '정비 뒷짐'
케어, 비용지불 13마리 확보 상태
계양구 "롯데측과 문제해결 노력"


동물보호단체가 인천 계양산 그린벨트 내 불법 개 농장(4월 10일자 6면 보도)에서 '개 구조하기'에 나섰다.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2일 계양구 목상동에 있는 불법 개 농장에서 어미 개 2마리와 새끼 개 11마리 등 모두 13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새끼들은 생후 50~120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는 후원금을 활용해 농장주에게 우선 개 10여 마리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들을 구조했다.

구조된 개들은 지방의 한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치료 후에는 개 위탁소로 옮겨져 입양을 기다리게 된다.

이 땅 일대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8년부터 소유하고 있는 곳으로, 수십년간 불법 개 농장이 운영돼왔다.

해당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에 해당해 개 사육장 등을 적치할 수 없는 곳이지만, 이 농장은 30년 가까이 불법으로 해당 시설을 운영해 온 상황이다.

관할 자치단체인 계양구는 개발제한구역법, 가축분뇨법, 폐기물관리법, 사료관리법 위반 등으로 이 농장에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땅을 소유하고도 수십년간 불법 행위를 바로잡지 못한 롯데그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계양구는 농장주 등에게 이달 말까지 시설을 정비할 것을 요구한 상황인데, 관건은 아직 농장에 남아 있는 개들이다.

현재 농장에는 약 250마리의 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설 철거와 함께 약 250마리의 개를 모두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속해서 농장주, 롯데그룹과 협의해 개 구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케어 관계자는 "두 가족을 먼저 구조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이들을 먼저 구조하게 됐다"며 "다만 모든 개를 한 번에 구조하기에는 후원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롯데 측과 계속해서 구조와 관련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몇 마리라도 우선 구조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설을 빨리 철거하도록 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동물보호단체와 발맞춰 대응하고, 롯데 측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