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미령·김량장 전투 등 활약 21國
지자체·국가 차원 추모 행사 불구
지역 참전기념비 시민들 '무관심'
보훈처 "참전용사 대상 지원 검토"

한국전쟁에 있어 유엔군의 참전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이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긴지 오래다. 지자체와 국가 차원에서 추모 행사는 열리고 있지만 시민들은 관심이 없다.
수원 파장동 효행공원에 소재한 프랑스군 참전기념비는 지난 1974년 10월 3일 설치된 이후 2013년 프랑스 대사관과 협의를 통해 정비 공사를 마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프랑스군 3천421명 중 262명은 전사했고, 부상을 당한 병사도 1천8명이나 된다.
한국전쟁에서 프랑스군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장소로 만들어졌지만 인근 도로는 추모객들의 주차장이 아닌 골퍼들의 무료 주차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천시 서구 경명공원에 자리하고 있는 콜롬비아군 참전비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에 지원군을 보낸 콜롬비아군 5천100여명은 연천 180고지 전투 등에서 격전을 치렀다. 매년 7월 콜롬비아 독립기념일에 대사관이 주최하는 기념 행사가, 25일 한국전쟁 참전을 기리는 헌화행사가 각각 진행되지만, 관심은 이때 뿐이라는 게 서구의 설명이다.

서구 관계자는 "이 기념탑이 만들어진 지 40년이 넘었지만, 서구에 콜롬비아군 참전비가 있는 줄 모르는 시민이 아직 많은 것 같다"며 "더욱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참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UN군에 속한 21개 국가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각종 전투에 투입돼 전공을 세웠다. 미24사단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북한군과 맞닥뜨렸던 오산 죽미령 전투(1950년 7월 5일) 이외에도 용인 김량장 전투(1951년 1월 25∼27일)와 양평 지평리 전투(1951년 2월 13∼16일)는 경인 지역에서 유엔군의 활약을 보여주는 전투들이다.
김량장 전투는 중공군에 의해 밀리던 연합군이 본격적인 반격작전을 펼치기 위해 시작된 '선더볼트' 작전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터키여단은 이 전투에서 12명이 전사한 반면 중공군은 1천900명이 사망해 대승을 거뒀다.
지평리 전투도 미 2사단 제23연대와 프랑스 대대가 중공군과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한 전투로 중국군의 2월 대공세를 저지하고 반격에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유엔참전용사 지원을 명문화한 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만큼 시행령과 관련 규칙을 만들고 있다"며 "기본계획이 나와야 하겠지만 지역의 보훈 시설을 활용한 각종 행사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