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황금사자기·청룡기 등 4개 전국대회 절반만 출전 '기회 박탈'
축구, 춘계연맹전 등 9월로 "1개만 참가… 스카우터 눈도장 어려워"


"코로나19 때문에 고등학교 3년의 시간이 물거품 될 판인데, 대학에 가더라도 특별히 답도 없을 것 같습니다."

프로팀 진출을 꿈꿨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개월 간 개인훈련만 하다가 지난달 말부터 단체훈련에 나선 경기도 한 야구팀의 주장 A군은 30일 이같이 푸념했다.

그는 "선배들이 졸업할 때까지 2년을 기다려 이제서야 내가 플레이할 시간이 왔는데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황금사자기·청룡기 등 4개의 전국대회도 추첨으로 절반만 출전하게 됐다. 1회전에서 탈락하면 이마저도 끝"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경기도 체육계 일각에서 고교야구와 축구선수들을 지목해 4년 동안 출전기회가 없어 '저주받은 고3'이라는 안타까운 수식어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야구계 등에 따르면 각 학교 1·2학년 시절에는 뛰어난 실력이 아니면 고교 3학년 선배들의 프로진출 및 대학진학 문제로 황금사자기·청룡기·대통령기 등 주요 전국대회 및 주말리그에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한다.

게다가 매년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도 경기도 고교야구팀 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고교 2학년 선수에겐 출전기회가 거의 없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특히 올해 고교 3학년에 오른 학생 선수들은 지난 1월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몸만들기와 팀워크 다지기에 공을 들였지만,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반기 대회 일정이 취소되거나 6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출전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여기에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매우 출중한 실력을 보유한 1학년 선수가 아니라면 대학 대항전을 비롯 전국대회에 출전을 허락할 감독은 없어 사실상 벤치 신세를 면키 어렵다는 것이다.

고교 축구계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7월부터 춘계한국연맹전·문체부장관배·부산MBC대회 등 고등부 전국축구대회 3개가 9월로 연기됐다. 충북 제천에서 열릴 대통령금배도 연기됐다. 다만 경남 함안 무학기와 고성 청룡기는 오는 8월 정상 개최하기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4일 결정했다.

한 고교축구팀 코치는 "고교 축구의 경우 2학년일지라도 엔트리 선수로 뽑힌다면 그라운드를 누빌 기회 즉 프로팀 및 대학팀 스카우터들에게 눈도장을 받을 여지가 야구보다는 좀 더 있다"면서도 "7월 대회가 연기됐다지만 결국 1개 대회만 출전하는 것이다. 가까스로 대학에 간다고 해도 당장 출전기회가 없어 현재 고교 3학년 학생 선수들의 박탈감은 클 것"이라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