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매일 2회 "구본환 아웃" 목청
노사전문가協 '합의' 해석 다른 탓
대립 격화… 대화물꼬도 트지 못해
재협의 압박에 사측 "재협의 불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주요 공약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이 노사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인국공 노조는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인국공 노조는 지난 1일부터 매일 2차례씩 구본환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장 퇴진 운동은 인국공이 지난달 21일 정규직 전환 대상인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을 청원경찰 형태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인국공은 '노사 합의'를 토대로 직고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는데, 노조는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규직 전환 방식을 결정했다.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 사항을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국공은 2017년 5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1만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결정하기 위해 노동계·사측·전문가로 구성한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운영했다.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방법이다. 이와 관련한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 사항(직고용 가능 여부)을 노사가 다르게 해석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올해 2월28일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방식과 관련해 "직고용 법적 문제를 고려해 자회사로 편제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관련법상 특수경비원은 직고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회사 소속으로 두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국공은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 채용 방식으로 직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외부 법률 자문과 관계 기관 협의를 거친 결과,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고용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인국공은 "직고용 관련 법적 이슈는 수차례 외부 법률 자문과 관계 기관 협의 등을 거쳐 결정·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에 자회사 편제가 아닌 직고용 방식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인국공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이 지났지만 노사 대립은 점차 격화되는 분위기다. 노사 양측은 대화의 물꼬도 트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다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정규직 전환 완료'를 발표했기 때문에 노조와의 재협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선 것은 사측을 재협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인국공 노사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전문가협의회의 정규직 전환 합의서 준수를 위해 다각적인 투쟁을 계획 중"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국민 서명 운동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