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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장 퇴진 운동·인권위 진정까지

정치권 '옹호' '비판' 연일 공방만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국공 노사와 보안검색요원 등 이해관계자 외에 정치권과 취업준비생까지 논쟁에 뛰어들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면서 국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인국공은 지난달 22일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을 자회사로 임시 편제한 뒤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계획은 취준생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고, 정치권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인국공은 지난 2일 보안검색요원들을 자회사인 (주)인천공항경비로 임시 편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을 직고용하기 위한 채용 공고는 내지 못하고 있다. 인국공은 아직 세부 채용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채용 공고가 나갈 경우 논란이 더욱 확산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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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인국공의 직고용 계획에 대해 노조는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규직 방식을 결정하는 노사전문가협의회가 '보안검색요원 자회사 편제'에 합의했는데, 사측이 일방적으로 직고용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우려됐던 법적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에 직고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방식을 다시 협의하자고 요구하는 등 '인국공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매일 두 차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청사 안에는 노조원들이 만든 '부러진 펜' 조형물까지 설치됐다. '펜'은 취준생의 노력을 상징한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한 민간단체는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국공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권은 인국공의 결정을 옹호하는 내용의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야권은 취준생 등의 목소리를 전하며 인국공을 비판하고 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 주요 공약으로, 인국공은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이다.

논란이 확산할수록 문제(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논란이 더 큰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