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솔·샤워실 등 발열체크 불구
손목밴드 등 착용 확인 불가 '허점'
25일까지 28곳 순차적 개장 예정
市 "거리두기 미흡땐 폐장도 검토"
코로나19 사태 속 인천지역 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개장 후 첫 주말, 곳곳에서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허점이 발견됐다.
지난 4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해수욕장 입구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 텐트·파라솔 2m 간격 설치, 방문자 정보 정확히 기재' 등의 문구가 적힌 코로나19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해변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고, 백사장에 설치된 200개가 넘는 파라솔은 70% 가량 대여가 완료된 상태였다.
파라솔 설치 구역과 샤워실 등은 비교적 방역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2m 간격으로 설치된 파라솔은 발열체크 후 이용객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기재해야 대여가 가능했고, 샤워실 입구에서도 발열 체크가 이뤄졌다.
하지만 개인이 텐트 등을 설치하는 구역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방역 당국은 개인 텐트 이용객에 대해서도 명부 작성, 확인용 손목밴드 착용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손목밴드를 하지 않은 이용객이 상당수였다. 방역당국의 확인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심지어 텐트의 이격거리를 두고 시민 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평구에서 온 이모(53·여)씨는 "누가 우리 텐트 바로 옆에 텐트를 치길래 조금 거리를 띄워 달라고 했다가 오히려 말싸움만 했다"며 "다 같이 조심하자는 뜻에서 얘기한 건데, 얼굴만 붉혔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가 권고하는 백사장에서의 마스크 쓰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백사장에서 마스크를 쓴 이용객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한 해수욕장 관계자는 "방송도 주기적으로 하며 이용객에게 방역 수칙 준수를 권고하고 있지만, 완전히 개방된 야외에서 모든 이용객을 확인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의 해수욕장은 모두 28곳으로, 1일 중구 을왕리, 왕산, 강화 동막해수욕장 등 6개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 모든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한다. 지난해 인천의 해수욕장을 찾은 이용객은 동막해수욕장 25만5천여명 등 모두 81만여명에 달한다.
인천시는 해수부 지침을 바탕으로 현장대응반 운영, 차양시설 거리 유지 등의 안전관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4일 찾은 현장은 일부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친 일행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야외 전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수욕장 방역 지침이 처음 적용된 주말이었기 때문에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며 "현장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거리두기 실시가 미흡한 해수욕장은 집단 감염 예방 차원에서 폐장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