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 사업 공모 협약
새마을운동중앙회 주관 믿고 계약
자금조달 등 이유로 시공사와 마찰
"내달 → 내년 2월 준공 연기" 입장
"늦어도 올가을이면 입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네요."
인천에 사는 A씨는 지난해 초 입주계약을 한 수인선 논현역 인근 상가 신축 공사가 계속 늦어지는 상황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운영하던 자신의 사업장을 이번 입주를 계기로 확장하려 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을 공모하고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주관사로 선정돼 추진되는 신축 사업이라 더욱 믿고 계약했다.
A씨의 기대와 달리, 올 8월 준공 예정이라던 신축 공사는 지난 2월께부터 최근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터파기 공사만 일부 진행됐을 뿐, 건물 형체라곤 조금도 찾을 수 없다. 올 가을 입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A씨는 "몇 달씩 공사가 멈춰있는데, 임대계약을 맺은 쪽에선 공사가 멈춘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곧 공사할 거라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공적인 기관들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믿고 계약을 한 건데, 앞서 준공 시점을 번복한 경우가 많아 내년 2월 준공될 거라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수인선 논현역 인근 상가 건물 신축 사업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15년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빌려준 3천430여㎡ 부지에 새마을운동중앙회가 건물을 짓고, 부지 점용료를 중앙회가 공단에 내는 구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건물 준공 후 30년간 140억원 가까운 점용료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점용료는 전국 철도건설 사업비로 투자된다. 30년 후엔 국가로 귀속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신축 공사는 지난해 4월 시작됐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2천여㎡ 규모로 1~3층은 상가, 4~5층은 주차장으로 계획됐다. 총사업비는 210억여원 규모였다.
하지만 신축 공사 주관사인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자금조달 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시공사와 마찰이 생겼고, 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다는 게 한국철도시설공단 측 설명이다.
신축 건물 임대계약이 60%나 진행된 상황에서 계약자들의 걱정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곧 공사를 재개해 내년 2월까지는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주관사 측에서 임대계약자들에게 연락을 해 공사 중단에 대한 이해와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주관사가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자금 문제도 일부 풀린 만큼, 이달 말이면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