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 라우라 비스뵈크(빈 대학) 교수의 저서 '내 안의 차별주의자'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자신과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총 8부로 구성된 책은 육체노동자와 정신노동자 간 분열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고, 이어 사회적 시선에서 지속되는 남녀 불평등을 분석한다.
또 소속과 신분에 따른 적대감의 정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폭력 이면의 부조리, 윤리적 소비가 신분의식이 된 지금의 현실, 디지털 자아의 문제점, 정치적 성향에 따른 유권자의 태도 등을 살핀다.
특히 책은 우리가 가진 신념, 철학, 행동이 사회적 구조와 맞물려 차별로 변질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나와 다르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먹고 일하고 즐기는 일상 곳곳에서 '나'와 '타인'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다름을 어떻게 조롱하고 무시하는지, 이런 경계 짓기와 멸시의 시선들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차별을 공고히 하는지 등 다양한 사례와 사회학적 이론 등을 토대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아울러 소속 범주로서의 '우리'가 직업, 소속, 성별, 빈부격차, 소비취향, 관심사 등의 영역에서 어떤 구조를 띠는지, 또 그 안에서 '남들'을 바라보는 독선적 시선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핀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