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마을 등 동구 구도심 화폭에
나무·화분속 인간과 자연 '화해' 그려
변화하는 인천의 도시풍경을 그려온 서양화가 도지성의 제16회 개인전 '도시 산책자'가 인천 동구 괭이부리마을에 위치한 우리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엔 괭이부리마을을 비롯한 동구의 도시 풍경을 담은 작품 15점이 출품됐다.
전시회는 지난달 중순에 시작돼 이달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장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영상으로 제작됐다. 온라인 영상(https://youtu.be/8yV9xyJrjCI)을 통해 전시관과 전시 작품들을 보고 작가의 작품관에 대해 들어보는 형태로 구성된 것이다.
도지성 작가는 인천 동구 만석동과 화수동의 마을풍경과 자투리땅에 자라는 나무, 화분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 출품했다. 작가가 화분에 주목한 이유는 서민들의 작은 정원이며 콘크리트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는 지점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산책자'의 개념을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산책자란 군중 속에서 아무 목적 없이 느릿느릿 거니는 사람을 의미한다. 게으르게 군중 사이를 거니는 산책자만이 그 과거의 숨겨진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동구 지역은 일제 강점기의 건축물과 달동네가 남아있어 기억을 되살리는 공간이며 또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아파트 등에 의해 진화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지성 작가는 이곳이 획일화된 신도시보다 산책자인 자신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라고 했다.
작가는 "조선 중기 이후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로 한국화의 진정한 시작을 알렸듯이 우리 주변 풍경을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하는 것은 현재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서 "박수근의 투박한 질감의 풍경들이 한국성을 잘 표현해 준 것처럼 저만의 다양한 표현으로 이 시대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한국적 정체성을 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