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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행 선박 검역작업 이전 승선
의심증상땐 방호복 입고 '줄사다리'

"코로나19 사태에 도선사들은 어떻게 선박에 오를까?"

최근 부산항 감천부두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선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선박 검역 작업 이전에 배에 오르는 도선사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선사(導船士·pilot)는 주로 항만에 설정된 도선구(道船區)에서 선박에 탑승해 해당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도선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는 선박은 500t 이상 외항선(국제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이다.

인천 신항에 입항하는 선박은 영흥도 인근의 북장자서에서, 내항·북항·남항으로 오는 배는 팔미도 부근에서 도선사가 승선한다. 90% 이상 선박이 부두에 접안한 후 검역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도선사는 코로나19 위험을 무릅쓰고 선박에 오르는 것이다.

인천항도선사회에 따르면 도선사는 입항 선박으로부터 보건 상태 신고서, 검역 질문서 응답지, 항해 일지 등이 담긴 서류를 제출받아 이상이 없을 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배에 오른다.

인천항도선사회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도선사를 해당 선박까지 옮겨주는 도선선(Pilot boat)에 방역복과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놨다. 입항 선박에 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선원이 있으면 도선사는 방호복을 입고 배에 탑승한다.

도선사는 이동 중인 선박에 올라야 하므로 선원들이 배에 오르는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채 줄사다리를 타고 10여m 이상을 올라가야 하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선사가 방호복을 입고 선박에 탑승한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고 한다.

인천항도선사회 관계자는 "인천항에 입항한 선박에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어 다행"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