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가 지향 노년 모습은 인생선배 'Know人'
현실대비 고민중 인복시민단 시범사업만나
핵심은 '노인주체 복지공동체 형성' 새모델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이다. 하지만 제어장치가 풀린 고령화 속도에 비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고독과 노인에 대한 인식 변화다.
국가는 고령사회에 대비해 빈곤과 질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초연금, 일자리, 장기요양보험 등을 시행해오고 있으나 3대 노인문제 중 하나인 고독과 노인에 대한 인식제고에 대해서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퇴직과 자녀의 결혼 그리고 배우자의 사별 등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 찾아오고 또 한편으론 경제생산 주체에서 물러나다 보니 노인의 부양이 사회적 부담이 돼 노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더 크고, 또한 일평생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를 지켜왔음에도 이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육체적 정신적 무기력함이 더한 것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노인이 될 수밖에 없고, 피할 수 없는 것이 노년의 삶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안전하고 인간다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프리카 격언 중에 "노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란 말이 있다. 노인은 그 자체로 '지식과 지혜의 보물창고'란 뜻이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경험하며 삶 속에서 앎을 체득한 '노인(Know人)'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더 이상 노인을 돌봄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자존감과 존엄성을 가지고 자아실현을 하며 살아가는 독립적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란 울타리 안에서 자신을 스스로 돌보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나아가 더 먼저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의 책임과 지혜를 다하기 위해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는 노인세대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남동구가 지향하는 노년의 모습이다. 이처럼 남동구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한데, 구청장으로서 이를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다양한 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인복시민참여단 시범사업을 만나게 됐다.
인복시민참여단 시범사업은 인천시 복지비전인 '인복드림(당당하고 풍요로운 인천복지드림)'을 실현하는 핵심 사업으로 시민이 학습과 토론을 통해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천복지재단이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수행기관을 공모해 인천시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남동구만 해당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남동구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동행정복지센터의 모형을 갖고 있는데 관내 전체 20개 동행정복지센터 모두에 방문보건복지팀을 배치한 것이다. 이런 특징을 살려 가정방문을 통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찾아내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저소득 독거노인으로, 말 그대로 고독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노인들로 이 중 고립이 깊거나 교육참여가 가능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복드림의 선배시민교육'을 통해 돌봄의 대상에서 주체로의 변화를 도모하며, 또한 자조모임(동아리)을 조직해 사회적 유대관계를 유도함과 아울러 공동체 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노인에 대한 인식 전환은 곧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어르신 행복특구, 남동구의 최종 목표는 노인이 복지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는 복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복시민참여단 시범사업은 남동형 노인 돌봄 모델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곳곳에서 마을을 돌아보고 어른으로 역할을 하게 될 남동구 선배시민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고 기대된다. 남동구 20개동 400명 남짓에서 시작되는 변화는 300만 인천시를 복지특별시로 변화시키는 나비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자부한다.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