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자만 반성, 남은 2년 변화의 여정으로
세계시민교육클러스터 코디네이터 도시로
내년 세계총회 유치 등 더 큰 걸음 준비할것
민선 7기 2년의 4분의 1인 6개월을 코로나19로 흘려보냈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구민 여러분의 희생과 노력으로 그동안 위협과 장애요인들을 잘 제거하며 극복해 왔다. 특히 무더위 속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최전선의 의료진과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민선 7기의 반환점에서 흘려보낸 사업들을 잘 정리하고, 이제는 바둑알을 새로 놓듯이 스스로 되돌아보는 복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스로 독주와 독선의 여지는 없었는지 반성한다. 정책을 공유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함께해야 할 동반자를 무시하거나 편향된 사고나 오만한 자세는 없었는지 차분하게 되짚어본다. 행정을 좀 안다는 이유로 독선과 자만에 빠져 오히려 행정을 그르치고 있는지도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돌아보면 스스로를 바꾸고 새롭게 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다. 과오가 있었다면 모든 분께 사과 드리고 싶다. 남은 2년은 38만 구민뿐 아니라 모든 분과 함께하는 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 다가오는 위협요인과 독소들을 잘 제거해 나가면서 오늘의 반성을 스스로 단단하게 여미고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
살다 보면 의도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각종 민원과 소통이 필요한 공공업무에서는 책임의 경중을 가리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기에는 더 그렇다. 하지만 이런 부담이 공직의 변화를 가로막거나 소극적 행정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올해 연수구도 많은 새내기 공직자들이 현장에 배치됐다. 혹여라도 남아있는 조직의 구태의연한 악습에 안주하거나 그것을 스스로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일이 없기를 부탁 드린다. 거침없이 역동적이고 반항적인 청년의 젊은 패기 그대로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실수는 용납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연수구에서의 남은 2년은 변화와 도전의 여정이 될 듯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촘촘한 방역망 구축부터 구의회와의 원활한 소통, 균형 잡힌 정책실현까지 어느 하나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2년의 준비 과정만큼 성과로 증명하는 구정을 펼칠 각오다. 골목상권 부활을 위한 '연수e음'의 정착과 계층별 일자리 창출, 그리고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은 연수구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는 정책들이다. 여기에 인천의 허파 역할을 할 옛 송도유원지 개발과 지속적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은 신·구가 조화로운 도시를 만드는 열쇠사업이다. 이 중에도 송도역사 복원을 시작으로 송도역전시장, 시립박물관, 가천인력개발원 등을 잇는 문화예술축의 개발은 새로운 연수구를 위한 또 하나의 약속이다.
연수구는 지구촌 하늘길과 바닷길을 이어주는 관문도시다. GCF(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를 비롯해 뉴욕주립대와 연세대 등 9개의 국내외 유명대학들이 모여 있다. 연수구는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회원도시로 선정됐다. 지난해엔 콜롬비아에서 열린 제4회 학습도시 국제회의에 참가해 세계시민교육 클러스터 코디네이터 도시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 시민성 교육을 통해 지구촌 대표국가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적 책임도시 역할을 부여받은 셈이다. 이제 연수구는 세계시민교육 표준화의 국제적 책임뿐 아니라 내년 세계총회 유치 등 더 큰 걸음을 준비 중이다.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지식을 채워나가는 즐거움이 변화의 에너지가 되는 도시, 그것이 그동안 연수구가 꿈꿔 온 국제적 미래문화교육도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