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4명 인사위원회 진행 결정
'사안 밀접 관련' 위원장 물러나
'당연직' 신임 사무처장 교체 변수

인천시체육회가 채용 비리 주동자로 몰려 중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들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였다.

시체육회는 오는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 4명에 대해 재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무기계약직 전환 업무를 봤던 이들 직원은 각각 정직 1개월(2명)과 감봉 1개월(2명, 정직에서 감봉으로 감경)의 중징계를 받았다(7월 9일자 15면 보도=인천시체육회 채용비리 논란… 당사자들 "억울").

인천시는 최근 감사에서 채용자격 기준에 없는 자격을 추가(보육교사 자격증으로 응시 자격 완화)해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고 무기계약으로 전환 채용 시 자격 기준을 잘못 적용한 관련자를 중징계 처분하라고 이규생 시체육회장에게 요구했다.

시체육회 장기근속 직원의 딸인 E씨가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유아스포츠단 기간제 근로자인 전임강사로 채용됐다가 두 차례의 계약 기간 연장을 거친 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적절치 않았다는 취지다.

이를 근거로 시체육회 인사위원회는 한발 더 나아가 이 사안을 채용 비리로 못 박았다. 인사위원회는 중징계 처분을 내리며 '여러 정황적 사실 등을 종합하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공모에 의한 채용 비위로 판단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당 직원들은 시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와 인사위원회의 조사 자료에 부정청탁, 뇌물수수, 재직자·친인척 특혜 등 채용 비리와 관련한 증거나 진술 등이 없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이들은 업무상 과실 책임이 아닌 난데없이 채용 비리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면서 이규생 시체육회장을 상대로 재심을 요청했다.

시체육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인사위원회가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히 중징계 처분 사유로 '채용 비위'라고 적시한 인사위원회의 기존 판단이 뒤집힐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될지가 핵심이다.

재심에선 시체육회 내·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이 바뀐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민선 체육회 초대 사무처장으로 임명된 곽희상 신임 사무처장이 당연직으로 위원장을 맡아 재심을 이끌게 된다. 인사위원회가 앞서 채용 비위로 결론을 낼 때에는 사무처장이 공석인 관계로 부위원장인 시체육회의 한 부장이 대신 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이 부장도 이번 사안과 무관치 않다. 시체육회 직원 딸인 E씨가 7개월짜리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됐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의 계약 연장이 이뤄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당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근무하며 시체육회에 E씨의 계약 연장을 요구했던 장본인이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재심에서는 채용 비위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