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생태회복 10년간 190억원
야생동물 서식… 반려견등 공격
민원 14건… 팻말·현수막 설치
"중장기적 공생 해결책 모색중"
생태복원된 도심 속 하천에 다시 찾아든 너구리들이 견주와 산책 중인 반려견을 위협·공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성남시가 고민에 빠졌다.
팻말·현수막 등을 통해 '너구리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보다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는 견주들의 민원과 야생동물 보호라는 대의 사이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반려견과 야간 산책 중에 야행성 동물인 너구리로부터 위협을 당했다는 민원이 지난해에 18건, 올해는 이날 현재까지 14건이 접수됐다. 너구리의 직접적인 공격으로 반려견이 상처를 입은 경우는 지난해 5건, 올해 3건 발생했다.
견주 신고와 배설물 등으로 파악된 너구리 주요 출몰 지역은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 건영아파트 인근 탄천 일대와 분당구 야탑동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여수천 일대다.
성남시는 앞서 최근 10년 동안 190억원을 투입해 자연습지 조성 등의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하천 생태가 되살아나고 먹이도 풍부해지면서 다수의 너구리가 다시 서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너구리의 위협·공격은 번식기에 해당하는 5~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때 산책에 나선 반려견들이 산책로 옆 하천변 풀숲에 발을 들여놓거나 하면 너구리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판단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시는 견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너구리가 살고 있으니 주의해 달라'는 내용의 팻말·현수막 등을 설치했다. 또 너구리로 인해 반려견들이 광견병에 걸리지 않도록 먹이에 백신을 넣어 살포하는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견주들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딜레마에 빠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포획틀을 설치해 잡은 2마리를 갈마치 생태통로에 방사한 적이 있는데 모두 새끼들이어서 과연 타당한 방안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마저도 올해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