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변 단지서 2달새 11건 접수
농장 1995년·단지 2010년이후 입주
허용기준 준수에도 "분뇨 탓" 주장
청라 '타는 냄새' 신고 유사 사례도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 주변에 들어선 주거 단지에서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자치단체는 주민들이 입주하기 전부터 악취가 날 수 있는 시설이 먼저 있었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에 다소 난감해 하는 모양새다.
26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이번 달 오류동의 한 돼지 사육 농가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6건 접수됐다. 서구는 해당 농가의 악취배출 허용기준 초과 등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악취가 주로 분뇨 냄새 등인 것을 바탕으로 이 농가에서 악취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에는 지난달에도 같은 내용의 민원이 5건 접수됐다. 2천마리가 넘는 돼지를 기르고 있는 이 농장과 인근 두 아파트 단지(총 500여 세대)와의 최소 직선거리는 약 400m 정도다.
해당 농가는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10여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었다. 농장은 1995년경 운영을 시작했고, 주변의 두 아파트 단지는 2010년 12월과 2011년 3월에 각각 사용검사를 받았다.
서구에서는 최근에도 청라국제도시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내용의 악취 민원이 100건가량 접수됐다. 서구는 당시 바람 방향 등을 분석해 동구에 있는 철강 업체들에서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도 철강 업체들은 청라국제도시가 형성되기 수십 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었다.
서구는 악취 유발 시설이 인천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인천시가 지정한 11곳의 악취관리지역 중 서구에 있는 지역이 4곳으로 가장 많다. 동구와 미추홀구가 각각 2곳으로 뒤를 잇는다.
올해 현재까지 서구에 접수된 악취 민원은 최근 청라국제도시에서 제기된 집단 민원을 제외하고 약 320건이다. 서구와 함께 인천에서 인구가 50만명이 넘는 남동구, 부평구에 접수된 악취 민원은 각각 140여건, 40여건이다.
서구는 이 같은 이유에서 악취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대기오염물질 측정차량을 도입하는 등 악취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서구는 앞으로도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폐기물이 모이는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2천 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 주변의 인구 증가가 예상돼 악취 민원이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구 관계자는 "오류동 돼지 농가의 경우 농장이 주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이후에 들어왔다면 분뇨 배출시설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악취배출 허용기준 초과 등의 사항이 확인되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강하게 나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주민 피해를 고려해 농장주와 새로운 미생물 탈취제 살포를 협의하는 등 농장주와 서구 모두 악취 발생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