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장 두고 사업자와 공항공사간 갈등 격화 전망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임대차 계약기간 연장 및 시설물 무상 양도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종도 골프장.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제공

1600억 투입 '배임 해당' 불가 입장
"5활주로 착공 연기… 계약 연장을"
"법적문제 없어… 공모 진행" 반박
법정다툼땐 일정기간 차질 불가피


인천 영종도에 있는 골프장 '스카이72' 계약 연장 및 시설물 무상 양도 여부를 두고 현 운영사업자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간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말 임대차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시설물을 무상 양수한 후 새 운영사업자를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현 운영사업자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시설물 무상 양도 요구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주)(이하 스카이72)가 운영하는 이 골프장은 하늘코스 18홀과 바다코스 54홀 등 총 72홀로 구성됐다. 스카이72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364만㎡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72는 2002년 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2006년 영업을 시작해 올해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골프장 중 바다코스 54홀은 인천공항 제5활주로 건설 예정 부지다. 골프장 부지 임대차 계약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제5활주로 건설 공사가 2021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계약 만료 시점을 2020년 말로 설정했다. 하지만 제5활주로 건설 사업은 2025년 이후 착공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더 지연될 수 있다.

스카이72는 제5활주로 건설 사업이 늦어지는 만큼 계약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서에도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계약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 특히 스카이72는 클럽하우스를 건설하고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등 골프장을 조성하는 데 1천600억원이나 투입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이 시설물을 무상 양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스카이72 주장이다. 스카이72는 계약 변경을 통해 임대차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앞세운다.

시설물 무상 양도는 불가능한 데다, 인천공항공사가 '유상'으로 인계받을 경우 새 운영사업자가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카이72 관계자는 "무상 양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년부터 제5활주로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면 당연히 사업장을 폐쇄하겠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황도 아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시설물 무상 양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다른 업체에도 기회를 주기 위해 새 운영사업자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내달에는 운영사업자 모집을 위한 공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 운영사업자(스카이72)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명도 소송 등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진행되면 일정 기간 골프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