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0명 채용 환자 분류·발열체크 등 업무… 내달부터 전국배치 불구
매일 1시간가량 환자없는 근무운용 설계 "현장 외면 탁상행정" 비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역인력 지원사업'이 의료기관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채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보공단은 최근 방역인력 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기간제 근로자 채용 모집 공고를 냈다. 건보공단은 이번에 5천240여명의 지원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 방역인력은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전국 의료기관에 배치돼 병원으로 들어가는 환자들을 분류하고 발열체크 등을 돕는 일을 맡게 된다.

인천엔 240여명이, 경기지역엔 930여명의 지원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의 근무시간이다. 공고를 보면 이들 방역 지원인력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로 명시돼 있는데, 현실과 맞지 않는 근무조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선 의료기관 등에 따르면 외래진료 시작이 오전 8시부터인 경우가 많아 빠르면 오전 7시에도 환자들이 찾아온다. 진료가 끝나는 시간은 보통 5시인데, 빠르면 4시 30분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건보공단이 규정한 근무시간대로라면, 정작 지원인력이 필요한 시간대엔 지원인력을 운용하지 못하고 필요 없는 시간엔 운용하게 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게 일선 의료기관들의 지적이다. 토요일 진료 시엔 아예 지원인력을 투입할 수 없다.

A병원의 한 관계자는 "빠르면 7시부터 외래환자가 찾아오고, 실제 오후 4시 30분 정도면 창구가 한산해진다"며 "1일 8시간 근무 범위 안에서 병원 근무시간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면 코로나19로 힘든 병원들의 인력 운용이 한결 수월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B병원 관계자도 "진료가 5시에 끝나면, 매일 1시간 정도는 외래환자가 없는 상황이 되는데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현장 상황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비판도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공단의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무 시간도 건보공단의 기준에 맞췄다. 기간제 근로자 출퇴근을 감독할 공단 직원도 오전 9시부터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면서 "아직 모집이 진행 중인데, 내부에서 다양한 조정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