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하는 시스템 하천수도 포함
향후 정부 그린뉴딜 핵심사업 대두
한강유역 수자원량 40% 이용 가능
춘천에 융복합 클러스터 추진 기대
1970년 차량길로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사람길 '서울로 7017'로 거듭났다. 그곳에서 다시 본 서울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주변 빌딩 그리고 옥상 냉각탑만 보였다.
지난 4월 말 환경부장관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 사업이 도입된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다. 지하 6층 에너지센터에는 대형 냉난방 설비가 즐비했고, 그중 광역상수도 원수 일 5만t을 이용해 친환경 수열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는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월드타워는 전체 냉난방 에너지의 10%를 수열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률 35.8%로 연간 약 7억원의 냉난방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8.2% 감축했다. 또 대기 중으로 열을 방출하는 냉각탑(500RT 규모)도 6기나 제거했다고 한다.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파급력과 시급성이 재평가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아래 세계 곳곳에서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기반으로 한 그린뉴딜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수열에너지 관련 사업 42억2천만원을 3차 추가 경정예산에 편성했고, 환경부도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수열에너지가 향후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열에너지란 여름철 수온이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높은 특성을 활용해 물을 열원으로 히트펌프를 통해 냉난방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태양열, 지열, 해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만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했으나, 지난해 10월 '하천수'도 수열에너지로 인정받게 되었다.
'하천수 수열에너지'는 잠재량이 풍부하고,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뛰어나다. 또 미세먼지 저감뿐 아니라 옥상 녹지화, 도시미관 개선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댐과 원수관로가 가진 에너지 잠재량이 약 7천915㎿에 이른다는 연구가 있는데, 표준 석탄화력 1기의 용량이 대략 500㎿ 정도인 것에 비하면 얼마나 큰 잠재 에너지인지 알 수 있다.
한강유역의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전 유역 대비 40% 수준이며, 광역상수도 관망 등을 통해 수도권 및 강원·충북권 지자체 곳곳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수열에너지 사업 추진 여건이 우수하다.
이런 이유로 강원도 춘천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가 시범 조성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월드의 5배가 넘는 규모로 이달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또한, 한강홍수통제소·국립환경과학원·국립물환경연구소에 수열에너지 공급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이 사업들을 통해 하천수, 댐용수, 원수 등을 이용한 수열에너지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댐과 광역상수도를 관리하는 K-water(한국수자원공사) 또한 본 사업에 적극 참여해 수열에너지가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활용과 확대는 불가피하다. 수열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민·관·학 모두의 긴밀한 협력과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K-water 또한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강화해 한국형 그린뉴딜이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병호 K-water(한국수자원공사)·한강유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