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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격보다 높은 전세가, 깡통 빌라 조심하세요!'

인천지역에서 낡은 빌라 여러 채를 헐값에 사들인 뒤 허위 매매 등을 반복해 거래가격을 풍선처럼 부풀려 놓고선, 비싼 전세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금융·조세범죄전담부(부장검사·정재훈)는 사기 등 혐의로 부동산 중개보조인 A(58)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A씨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B(63)씨 등 5명을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천지역 노후 빌라 6채의 전세금 총 6억3천4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계약서상 매매대금을 부풀리거나 명의를 빌려준 '바지 집주인'을 내세워 허위 매매를 반복하는 수법으로 집값을 올려 실제 가격보다 많은 전세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A씨는 2018년 7월 3일 노후 빌라 1채를 5천800만원에 사들인 뒤 2주가 조금 넘는 동안 B씨 등의 명의로 2차례에 걸쳐 허위 매매를 했다. 7월 9일에는 7천800만원, 7월 19일에는 9천700만원에 거래해 애초 매매가보다 2배 가까이 집값을 부풀렸다.

이후 같은 해 8월 22일 A씨는 애초 매입가 5천800만원보다 3천200만원이나 많은 9천만원을 받고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해당 빌라는 전세가가 실제 매매가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 빌라'가 된다. 이 깡통 빌라가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금보다 훨씬 적은 시가의 70~80% 수준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세입자가 전세금 상당수를 날리는 큰 피해를 본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매물이 적고, 건축시기나 거주환경 등이 천차만별이라 시세를 책정하기 쉽지 않다. 앞선 거래가 빌라의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성이 있어 깡통 빌라 사기에 악용되기도 한다.

검찰 관계자는 "거래가 잘 안 되는 매물이 단기간에 여러 번 거래되거나 특별한 요인이 없음에도 가격이 급등하는 빌라의 부동산 계약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