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생활시설에서 베트남인들이 탈출한 사건(7월 27일자 인터넷판 보도)과 관련해 정부와 경찰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포시 고촌읍 소재 A호텔에 격리 중이던 해외입국 베트남인 3명은 지난 27일 오전 3시 10분께 도주해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광·통과 목적의 단기체류자격으로 지난 20일 입국한 이들은 지상 14층짜리 호텔 6층에서 창문을 열고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텔 바깥에는 경찰관 4명이 지키고 있었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탈출 10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1시께에 이르러서야 신고를 받고 도주 사실을 파악했다.

앞서 고촌읍에는 지난 4월 A호텔과 약 700미터 거리에 있는 B호텔이 먼저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됐다. 당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에서 "공항과 가까우면서도 주변에 물류단지와 항구만 위치한 격리입지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를 할 것이므로 입소자가 건물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이후 A호텔이 같은 이유로 추가 지정될 때도 주민들은 고촌읍에 시설이 몰리는 데 대해 반대하고 나섰으나 정부는 그대로 시설 운영을 강행, 현재 700여명이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A호텔에는 7월 이전까지 18명의 경비 병력이 배치됐다가 최근 10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수차례 반대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시설 운영을 강행한 정부와 경찰을 성토하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호텔 인근 한 주민은 "베트남인들이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하지만 나중에라도 확진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역전파를 우려했고, 또 다른 주민은 "입소자가 아무 제지 없이 탈출하고 방역당국과 경찰은 그걸 한참 동안 몰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시설 경비병력 및 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