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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뱉은 말은 평생 뒤를 따라다닌다. 10년 전, 20년 전 무심코 내뱉은 말이 버튼 하나로 재생되는 세상이다. 아무리 변명을 해도 통하질 않는다. 그래서 말할 때는 열 번을 생각해야 한다. 어른들이 자식에게 늘 좋은 말만 하라는 것도 그런 이유다. '좋은 말은 덕으로 오고 나쁜 말은 화로 온다'는 것을 그분들은 이미 경험으로 터득했다.

말은 칼이다. 잘못 뱉은 말은 상대방을 여지없이 베고 만다. 그 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말은 많이 할수록 위험하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힌다(巧言亂德)'고 공자는 말했다. 노자는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知者弗言, 言者弗知)'고 말했다. 한마디 거짓말을 주워담기 위해 열 마디의 말을 보태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보았다.

요즘 정치권에서 아무 말이나 마구 쏟아내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그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말이 압권이다. 장삼이사가 모이면 추 장관의 말을 두고 쑥덕거린다.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 두둑한 배짱이 어디서 나오는지 국민은 궁금하다. 수없이 많은 설화(舌禍)를 일으켜도 청와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채롭다. 오죽하면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추 장관이 말로 가리는데 청와대가 막을 이유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익제보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신평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자리에) unfit(부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추 장관의 안하무인격이며 편향된 태도, 저급한 용어 사용 등을 이유로 들면서 "공정한 국가 사법질서의 한 축을 이끌어 나가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는 도저히 적합하다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에 대한 평가야 신 변호사의 개인적 견해니 논외로 쳐도, 우리 주변, 특히 21대 국회의원 중 '부적합 인물'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이들에게 고귀한 '공인의 품격'까지 기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다선이건 초선이건, 알량한 권력을 손에 쥐기만 하면 말을 막한다. 말의 무서움을 모른다. 자신이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지금 당장 거울을 보라.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영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