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배관' 100여가구 보수
"수리때 밸브 잠가 화재 위험 노출"
임시방편 아닌 '근본 해결책' 요구
소방당국, LH측에 시정 행정명령
성남시 판교 백현마을 2단지 중대형 10년공공임대아파트 곳곳에서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가 빈번히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생활불편은 물론 누수·수리 때마다 소방배관 밸브를 잠가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소방당국도 이런 사실을 파악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시정조치를 내린 상태로, 입주민들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누수 발생이라며 '임시 방편식' 조치가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교 백현마을 2단지는 총 772가구로 시공사인 J기업이 일반 분양한 32평형 281가구와 10년공공임대로 분양전환이 진행 중인 39·45평형 491가구로 구성돼 있다.
2일 백현마을 2단지 입주민 등에 따르면 분양전환과 관련한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는 과정에서 최근 들어 아파트 곳곳에서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가 발생, 보수를 받은 곳이 100세대 이상이며 보수가 진행 중인 곳이 20세대 가량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관 누수가 사나흘에 한번 꼴로 발생하고 누수가 심각해 세숫대야나 양동이 등으로 물을 받거나, 보수를 2차례 이상 한 가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입주민들은 동(銅)배관을 사용한 데다, 동관 자체도 불량이고 시공에도 문제가 있어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최근에 천장 스프링클러 부분에 얼룩이 지고 물도 떨어져 보수를 했는데, 이게 동관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부식돼 있었다"며 "여기로 이사 오기 전에 분당 아파트에서 18년 동안 살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지은 지 10년 밖에 안된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는 건 부실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관을 싹 뜯어서 갈아야 하는데 임대사업자인 LH는 부분 보수만 하고 있다. 그마저도 보수 기간이 3개월이나 걸려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이와 함께 지난달 정기 소방점검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하거나 수리할 때마다 스프링클러 밸브를 잠가 놓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입주민 B씨는 "과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참사가 빚어진 대형 화재 사건이 한 두 건이냐"며 "그동안 화재가 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아찔한 생각에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LH 측에 시정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분당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점검에서 스프링클러를 중심으로 옥내소화전 방화문 등 상당히 많은 지적 사항이 나왔고, 조속히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콜센터 등을 통해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가 접수되면 긴급 하자로 분류해 바로 보수 조치하고 있고, 소방당국의 시정 지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조치했고, 스프링클러 부분의 경우 3가구만 보수 중으로 곧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시공·근본대책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런 것까지는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