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진정되나 싶더니…
'9월 대유행' 이라는 슬픈 소식
활동 제약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엔
정신·신체리듬 깨져 사망 비보도
비대면 삶, 복지기관 역할 더 중요


박일규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박일규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가 휴대전화와 같은 필수품이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네트워크 모임과 종교행사가 제한되고 있다.

사회적 공포심으로 비롯된 마스크 파동은 공적마스크 5부제 판매란 제도를 만들었고 각종 공공시설은 잠정적 휴관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조금 진정됐나 싶다가도 이유 모를 확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등 9월 대유행이란 슬픈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와 우려도 함께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약자에 더 큰 고난을 주고 있다. 나로 인해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 외부활동을 하지 않는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저소득 주민들이 모여 있는 지역은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어 이들의 정신적 신체적 리듬은 당연히 깨질 것이고 심리적 위험이 더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얼마 전 능실종합사회복지관 이용 어르신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개관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자원봉사를 해주셨고 장애를 갖고 있지만 활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던 어르신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직원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르신이 돌아가신 이유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복지관 봉사활동이 개인의 힘든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지 않았을까'란 추측도 해본다. '복지관에서 계속 봉사활동을 했다면 더욱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보이지 않게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위한 존경과 위로의 표현으로 '덕분에 챌린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치료가 의료인들의 노력으로 극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부분의 인프라와 인력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공공의료원의 역할과 필요성은 이번 코로나19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향후 공공 의료체계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현장의 어려움도 함께 조명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전염성이 높은 아동복지시설과 노인,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선 예방적 코호트로 외부와 차단돼 수개월을 지내고 있다. 평소에는 교대근무를 통해 잠시나마 외부활동으로 심신의 피로감을 풀어줬지만 외부 전파의 두려움으로 인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시대에 부합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개별 상담과 돌봄서비스, 도시락 및 급식지원, 전화상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가 더해졌다. 외부와의 차단과 과중한 업무는 많은 사회복지사에게 심리적 문제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지만 개인의 노력 이외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전 국민이 다양한 강도로 겪는 코로나19의 트라우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다양한 의료, 심리상담 등과 더불어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기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주민과 주민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연결되고 주민공동체 문화를 이루기 위해 중재와 조정, 기획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역할을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사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

코로나19의 종료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이 시기에 이전의 삶의 방식과 코로나19가 주는 삶의 방식 등을 조화롭게 이겨내고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현재의 고통을 어떻게 치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박일규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