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항공운반·국내 제조후 한중카페리 수출 '분유 사업' 공장건립 지연
화물트럭 카페리에 직접 실어 공항行 'RFS'도 중국과 협의 늦어져 차질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하는 화물 환적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인천항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중국 성위안(聖元)국제그룹의 분유 공장이 아직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인천 내항 4부두 자유무역지역에 설립 중인 분유 공장은 올해 초까지 전체 설비의 90% 이상이 설치됐으나, 올해 1월 춘절(春節)을 맞아 귀국한 성위안국제그룹 기술자 20여 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돌아오지 못해 공사가 장기간 중단됐다.

공장이 들어서면 프랑스와 스위스 등 유럽에서 항공기로 분유 원료를 들여와 내항 4부두 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든 후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를 통해 수출할 계획이었다. 분유 공장에서 화물 수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6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는 근로자의 2주간 자가격리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공장 설비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는 언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중국 웨이하이(威海)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RFS(Road Feeder Service·트럭복합일관수송제도)' 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RFS는 화물을 적재한 트럭이 하역 작업 없이 한중카페리에 직접 실려 인천항을 통해 인천공항 등 목적지까지 곧바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물류 시스템이다. 통관 절차 등이 생략되기 때문에 일반 화물 운송보다 빠르고,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은 지역까지 화물 운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시와 웨이하이시, 인천항만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지난해 1월과 3월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RFS 사업 추진 협의체'가 구성돼 중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시범 운영에 돌입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양국 정부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5월 국토부가 사업 협의를 위한 문서를 중국 정부에 보내는 등 점진적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조치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시범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