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항·전주·태안 등과 지역축제·행사 지속적 '교류'
용인·논산에 마스크 지원… 이천 화재참사땐 추모·위로
강원 태풍·산불피해 이어 포항 지진때도 이재민들 도와
양파 등 특산품 판매도… "시·군 사정 잘 알아 외면 못해"
우리나라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지방자치단체가 수원시다.
인구는 125만명에 달하고, 정책과 행정에서도 다른 도시를 선도한다. '맏형'격인 수원시는 명성에 맞는 역할을 위해 노력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재난·재해로 어려움을 겪거나
특산물 판로 확보가 힘들 때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지방'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 상생발전을 이끄는 국내 자매·우호도시 교류
수원시는 제주시·포항시·전주시·태안군 등 전국 4개 지자체와 자매·우호 결연을 맺고 있다.
최초는 제주시였다. 인연도 23년이 넘는다. 1997년 4월 결연 이후 수원화성 팔달문 모형이 제주도 우당도서관에 기증됐고, 효원 공원에는 제주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 초기 교류 이후 공무원 교환 근무와 운동 경기, 워크숍 등으로 교류가 강화돼 왔다.
매년 개최되는 제주시 들불축제와 수원화성문화제를 두 도시가 방문하며 지역 대표 축제를 알리는 데도 노력하기도 했다.
2009년 3월엔 포항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포항의 대표축제인 국제불빛축제와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매년 소통이 이뤄지며 돈독하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우호 도시인 태안군과의 인연도 2009년부터 이뤄져 지난해 태안군 복군 30주년 기념행사에 수원시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축하 방문을 하기도 했다.
전주시와는 2016년 초 목민관클럽(지방자치단체장 모임)에서 의기투합한 양 도시 시장이 자매결연을 적극 주도하면서 7월에 결연이 이뤄졌다. 이후 화성문화제와 전주시민의 날을 계기로 공식 교류가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는 봉화군과도 2015년부터 상생발전 차원의 교류를 추진하고, 올해는 거제시와 우호 도시 의사를 타진하는 등 전국 지자체들과의 교류협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 재해·재난에 먼저 손길을 내민 '맏형' 수원시
수원시는 자연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은 지방 도시들을 지원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던 지난 3월 말 수원시는 용인시와 논산시에 각각 4만 개씩 마스크를 지원했다. 당시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웃 도시를 외면하지 않고 마스크를 빌려준 것이다.
용인시와 논산시는 긴박했던 상황이 해결된 뒤 마스크를 반납했다. 이후에도 수원시는 논산시에 5만 개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지난 4월 말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 당시에는 염태영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국장급 공직자들이 수원시 대표단을 꾸려 한마음으로 합동분향소를 조문했다. 이웃 지자체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위로를 전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강릉에는 피해복구를 지원하고, 침수 가구를 복구할 때 수건이 많이 필요한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려 수건 1천500장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 화재 때도 힘껏 지원에 나섰다. 고성 산불 현장대책본부(고성군 토성면사무소)를 방문해 이재민에게 지원할 1천만원 상당의 구호 물품(치약·샴푸·물티슈·휴지·수건 등)을 전달했으며, 공직자와 협력 기관 직원 3천600여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3천570만여원을 추가 기탁했다.
2017년 11월 포항 지진 때도 1천500여명의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자매도시인 포항에 재난이 닥치자 다음날인 16일 즉각 현장을 방문했던 염태영 시장은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들을 위로했으며, 수원시는 컵라면·생수·즉석밥·김치·물티슈·화장지 800인분을 지원했다.
수원시 공직자들은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2천554만원을 전달하고, 포항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구매해 시청 구내식당에서 활용하는 등 포항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2017년 7월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와 같은 수해 피해를 입은 청주시에도 수원시의 손길은 다가갔다. 이재민들을 위한 이불 100채와 선풍기 100대 등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복구작업을 지원했으며, 굴착기, 덤프트럭과 같은 장비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탰다.
■ 지방의 어려움은 지방이 직접 돕는다
농업을 경제 기반으로 한 지자체들이 특산품 풍작으로 상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수원시는 적극적으로 도왔다.
무안군 마을공동체협의체 협동조합이 양파 판매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지난 6월 일주일여간 수원시 공직자들은 총 5.2t에 달하는 '와송 품은 양파'를 구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828만원 상당의 양이다. 양파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 여름에도 수원시는 무안군 농가를 지원했다.
일주일간 시청, 산하 사업소, 각 구청, 관계 기관 등을 대상으로 '무안군 양파 재배 농가 돕기' 운동을 전개하며 총 11.7t의 양파를 판매했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한국으로 돌아온 중국 우한 교민들을 수용한 아산과 진천, 음성을 응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노력도 있었다. 2월11일부터 일주일간 진천 딸기와 음성 사과 등 특산품 팔아주기 운동으로 총 2천600만원 상당의 판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해 지역 대표축제가 취소된 장수군의 사정을 전해 듣고 '사과 팔아주기 운동'에도 동참해 10㎏짜리 사과 1천 상자를 팔았다. 10월에는 당진시의 황토 감자를 1천100㎏ 판매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숨통을 틔웠다.
염태영 시장은 "지방의 아픔과 답답함은 결국 지방이 잘 안다는 마음으로 다른 시·군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휴먼시티 수원시는 지방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지방 살리기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