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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지역 등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진 가운데 하남시 팔당댐이 수위조절을 위해 수문을 열어 방류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지난주부터 이어진 폭우로 경기지역 곳곳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5일 이후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지난 비로 곳곳의 배수시설이 손상을 입고 저수지가 만수위에 달했으며, 산간지역의 지반이 약화돼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기상청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경기도와 서울·인천, 강원 대부분 지역, 충청남·북도 북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돼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1시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연천 신서면이 630.5㎜, 가평 북면 523.0㎜, 안성 일죽 402.5㎜ 등을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떨어져 나온 수증기가 우리나라 서해~중부지방에 걸쳐있는 장마전선으로 유입, 5일에도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지역은 시간당 12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기북부~강원북부지역 동서로 길게 형성된 장마전선은 5일 이후에도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곳곳에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요일인 7일까지 경기·서울·강원 영서·충청지역에 100∼200㎜의 비가 오겠고, 수도권과 강원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많게는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쪽으로 상륙한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5일 밤부터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며 기상청은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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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사흘동안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안성 죽산면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폐 가재도구 등을 살펴보고 있다. /김도우기자

이처럼 앞으로 2~3일 동안 경기지역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불어닥칠 경우, 그동안 적지 않은 폭우 피해를 입은 경기지역에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안성·평택·이천·여주 등 경기 동남부 지역과 가평·포천·남양주 등 경기 북동부 지역은 지난 주말부터 전날까지 내린 많은 비로 마을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경기지역에서 현재까지 발생한 이재민은 251세대 383명에 달한다. 또 산사태에 매몰되고 급류에 휩쓸려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많은 비는 저수지와 하천 등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으며 범람 및 붕괴 위험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가 붕괴돼 1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안성에서도 3일 저수지 제방 유실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일에는 가평 달전천 제방 유실로 일부 지역에 가스·수도 공급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지역 상당수의 저수지들이 만수위까지 차올라 저수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경기도내 공사 관리 94개 저수지 가운데 43곳이 저수량 100%인 만수위를 나타냈다. 11곳도 90%를 넘겨 만수위에 육박했다. 이처럼 저수지가 가득찬 상황에서 추가로 폭우가 쏟아질 경우 범람 또는 제방유실 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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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가평군 산유리의 펜션 매몰현장에서 3일 오후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4명이 매몰됐고 일가족 3명이 숨졌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지난 폭우로 산사태를 겪은 지역은 추가 산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비가 내려 물을 먹은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이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질 경우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산사태가 펜션을 덮쳐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평, 같은 날 폭우로 무너진 토사가 공장을 덮쳐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평택, 지난 2일 산사태가 양계장을 덮쳐 1명이 숨진 안성 등은 산사태로 인한 추가 인명피해 우려로 가슴을 졸이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주말인 8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겠고, 9일과 10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다음주 평일인 11일부터 14일까지도 경기·서울·강원영서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29일부터 현재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00~7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려 하천·계곡물이 불어나 있고, 지반도 매우 약해진 상태"라며 "앞으로 계속되는 매우 많은 비로 인하여 산사태와 축대붕괴, 농경지와 지하차도 및 저지대 침수, 제방이 낮은 하천·저수지 범람 등이 우려되므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