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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아 썰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동구 양키시장의 모습. /경인일보DB


市, 동인천역 주변 문화자산 기록화
조선후기 이중환 인문지리서 모티브
구술 채록·문헌·사진 등 발굴 진행


인천시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사라지게 되는 '양키시장'을 비롯한 동인천역 주변의 오래된 문화자산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쓴 택리지처럼 사람과 문화, 역사가 담긴 인문지리서를 만들 계획이다.

인천시는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의 '동인천역 신(新)택리지 발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인천시는 올해 말까지 동인천역 주변의 사람들과 오래된 가게, 지역 문화 등에 대한 구술 채록과 문헌·사진 발굴 작업을 진행해 책으로 만들 예정이다.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역 주변 지역은 13년 전 정비사업 구역에 묶였지만, 개발 추진과 실패를 번복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과 인천시의 도시재생 사업이 결합한 뉴딜 사업이 최근 확정돼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 사업으로 추억의 명소였던 동인천역 양키시장(송현자유시장)은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양키시장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부평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물건들을 파는 '없는 것이 없는' 시장으로 명성을 떨친 곳이다.

이밖에 중앙시장 혼수거리와 동인천역의 오래된 가게들도 뉴딜사업이 마무리 되면 옛 모습을 잃고 새로운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인천시는 물리적 자산 외에도 기억의 자산도 보존해야 한다고 보고, 동인천역 주변 토박이와 상인 인터뷰, 관련 자료 수집을 통해 기록화하기로 했다.

인천시 주거재생과 관계자는 "재생사업으로 양키시장이 없어지고, 관련 사람들이 흩어지기 전에 기록화 사업을 하려는 것"이라며 "동인천역 주변이 모두 철거되는 것은 아니지만, 뉴딜 사업(공공)이 진행되면 민간에서도 자발적인 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라 예전의 기억과 자료를 미리 수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 대상지 주민들의 추천과 수소문을 통해 인터뷰 대상자를 정하고, 옛 자료를 발굴해 '신택리지'를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