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휩쓸고 간 중부지방에 11일까지 최고 500㎜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산사태로 펜션이 매몰 돼 일가족 3명이 숨진 가평과 안성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경기 남부지역에는 휴일인 9일에도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미 500㎜ 이상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 피해는 남부지방까지 확산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현재 전국에서는 사망자 30명, 실종자 12명, 부상자 8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재민은 5천500여 명이 발생했고, 산사태는 667건으로 집계됐다.

전국 비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월요일인 10일에는 영남 지방과 제주도에 강한 비구름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장미'는 오키나와 남쪽 600㎞ 해상에서 발생한 소형급 태풍으로, 시속 37㎞로 북상 중이다. 연일 쏟아진 비로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산사태와 축대 붕괴, 하수도 범람, 농경지와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중부지방은 14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시간당 50~80㎜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여 주민과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폭우에 따른 재해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자체 등 관련 당국이 수해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완벽한 준비 태세를 확립해야 하는 이유다. 비 피해 가능성이 조금만 있어도 위험지역을 먼저 통제하고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는 등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관련,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점검과 선제 사전조치를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는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지난 6일 의암댐에서 선박 3척이 전복돼 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사고는 뼈아프다. 주의 소홀과 예방 수칙 미준수에 따른 인재로 추정된다.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또 다시 폭우가 예고됐다. 물 먹은 지반은 언제든 무너져내릴 수 있다. 관련 당국은 막바지 장맛비에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중부지방 지자체와 주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복구대책도 서두르기 바란다.